벤처기업 A사의 이 모(45) 사장은 골프장 회원권 투자로 9개월 새 70%
가까운 수익률을 올렸다. 작년 말 고객 접대용으로 8000만원에 구입했던
태영CC(컨트리클럽)의 회원권 값이 올 들어 급등, 지난 9월
1억3000만원에 팔았던 것이다. 이 사장은 여기에다 6000만원을 더 얹어
평소 탐을 냈던 1억9000만원짜리 강남300CC 회원권을 구입할 수 있었다.

자영업을 하는 김 모(47)씨는 최근 현금이 모자라 이포CC 회원권을
팔았다. 하지만 후회는 없었다. 작년에 2500만원을 주고 샀던 회원권을
3800만원 받고 팔아 1300만원의 차익을 남겼기 때문이다. 한때
5800만원까지 치솟았던 것을 생각하면 아쉬웠지만, 그로선 근래 드문
재테크 성공 경험이었다.

저금리와 증시 침체에 여윳돈 굴릴 곳이 없는 투자자라면 골프 회원권
투자를 생각해볼 만하다. 골프 회원권 가격은 올 들어 다른 투자처와
비교가 안될 정도의 월등한 오름세를 기록했다. 국세청이 지난 8월 초
발표한 골프회원권 기준시가는 평균 1억40만원을 기록, 처음으로
1억원대로 올라섰다. 외환위기 이전의 최고치인 97년 5월(9860만원)
수준을 상회한 것이다.

지난 2~8월의 6개월 사이 골프 회원권의 평균 기준시가는 18.7%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연율(年率)로 환산하면 40%가 넘어, 연 5%도 안
되는 정기예금 금리(1년 만기)의 8배 이상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셈이다.

다만 골프 회원권 가격은 10월 들어 급락세로 반전, 오름세가 꺾이고
있다. 경기(景氣)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현금을 확보하려는
회원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골프장 회원권은 단기
매매차익을 노리기보다, 중장기로 보유하면서 골프도 즐기려는
투자자에게 적합한 투자처"라고 조언한다.

이광욱(李廣旭) 명성 회원권 거래소 사장은 "최근의 회원권값 하락세가
당장 상승세로 전환될 것 같지는 않다"면서 신중한 거래를 요구했다.
게다가 양도세 부담이 커, 파는 사람은 그동안의 가격 상승폭을 잘
따져봐야 하며, 사는 사람도 회원권 가격추세를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예컨대 2억원에 샀다가 2억5000만원에 팔면, 5000만원의 양도 차익이
발생한다. 그러나 과세표준이 4750만원(기본공제 250만원)이기 때문에
27%의 세율을 적용받게 되며, 누진공제(450만원)를 받고 제때에 세금을
내서 최종 세액(832만5000만원)의 10%를 감액받더라도 749만 2500원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 양도세율은 양도차익에 따라 9~36%가 적용된다.

전문가들은 "골프장 수에 비해 골프인구가 급증해 회원권이 장기적인
안목에서는 투자가치가 있지만, 회원권을 단순한 재테크 수단으로만 보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한다. 회원권 가격이 올라 시세차익을 올리는 것은
부차적인 수익으로 봐야 하며, 아파트처럼 투기목적으로 거래되어서는 안
된다는 지적들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골프 회원권에 투자할 경우 여러 사항을 꼼꼼히 살필
것을 주문한다. 송용권(宋龍權) 에이스 회원권거래소 골프사업팀장은
"교통이 편하고 주말 예약이 잘되는 골프장도 좋겠지만, 서비스와
코스운영 수준 그리고 모(母)기업의 경영상태와 클럽의 재정자립도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봐야 좋은 투자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처음 회원권을 사는 투자자라면 가급적 1억원 전후 가격대로, 한 달에
한두 번 정도의 부킹이 어느 정도 보장되는 회원권에 관심을 가질 것을
전문가들은 권하고 있다. 서울의 경우 수원·용인 등 가까운 곳만 찾지
말고 여주·이천·안성·가평 등으로 시야를 넓히면 알맞은 가격대의
좋은 골프장을 찾을 수 있다. 또 주중(週中)에 골프 칠 목적만 아니라면
주중 회원권보다 주말 부킹이 가능한 '일반 회원권'에 관심을
가지라고 주문한다. 비싼 대신 투자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즉, 5000만원 이하가 대부분인 주중 회원권은 계약기간이 끝나면
회원권 반환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지만, 일반 회원권은 워낙 비싸
가격이 오르더라도 클럽에서 환급해주기 힘들기 때문에 회원권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 회원권 사고 팔려면…

골프장 회원권은 대부분 시중에 있는 회원권 거래소를 통해 거래가
이뤄진다. 아는 사람들끼리 사고 파는 경우도 있지만 흔치 않은
케이스다.

현재 약 80여 개의 회원권 거래소가 있으나, 골프장 매매가 활발한 곳은
약 20여 군데로 알려져 있다.

골프장 회원권을 구입하려면 먼저 회원권 거래소를 찾아 상담을 하는 게
좋다. 가격과 지리적 접근성(교통), 부킹 빈도 등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거래소를 통하면 여윳돈에 맞는 골프장을 소개 받을 수
있으며, 집에서 가까운 곳을 선별할 수 있다. 물론 어느 지역에서나
접근성이 높은 골프장은 비싸게 마련이다.

골프 회원권은 시세에 따라 매물 상황이 크게 다르기 때문에 항상
매매(賣買)가 쉽게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거래소를 찾으면 매매
희망자들이 집중돼 있어 자신의 조건(가격,교통 등)에 근접하는
매도자(賣渡者)를 찾을 수 있다.

사고 싶은 골프장 회원권이 나오면 거래소를 통해 계약금 명목으로
매매가격의 10%정도를 상대방에게 건넨다. 그리고 직접 당사자를 만나
잔금(殘金)을 지불하고 명의변경 절차를 밟게 된다. 이런 과정에서
거래소에 일정금액의 수수료를 지불하면 거래는 끝난다.

골프 회원권을 사고 팔면서 거래소에 주는 수수료는 회원권 금액에 따라
다르다. 대게 일반 회원권(주중,주말 포함)을 기준으로 1억원 미만인
회원권은 30만원선, 1억~2억원 회원권은 50만원 정도의 수수료를
부담한다. 2억원 이상짜리 거액 회원권은 80만~100만원 정도의 수수료가
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