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가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로부터 '18세 이상
이용가' 판정을 받자 엔씨소프트는 어수선한 분위기다. 엔씨소프트는
이번 결과에 매우 당혹해하면서 "재심의를 요구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고, 이 회사 주가는 18일 하한가를 기록했다.
미국 출장 중인 엔씨소프트 김택진(金澤振) 사장은 주말 일본 방문
계획을 취소하고 급히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김 사장은 국제전화를
통해 "영등위의 이번 결정은 그동안 빠르게 성장해온 국내 게임산업을
10년 전으로 되돌려 놓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관광부는 지난 5월 '온라인게임 등급 분류 기준안'을 발표,
이달부터 새로운 기준으로 온라인게임을 사전 심사해왔다. 이 기준안의
핵심은 '상대방의 아이템을 빼앗기 위해 일방적인 PK(Player
Killing:게임 안에서 상대방을 죽이는 행위)를 하는 게임은 원칙적으로
18세 이상 성년만 이용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리니지는 PK가 많이
일어나기 때문에 엔씨소프트로서는 치명적이다. 특히 PC방에 따로
'성인구역'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PC방 서비스가
불가능해진다. 리니지 이용자의 40%가 18세 미만 청소년이고, 리니지
매출의 절반 이상이 PC방에서 얻어지기 때문에 엔씨소프트가 보는 피해는
막대하다.
김택진 사장은 "리니지 앞에 심의를 대기 중인 게임이 200개나
있었음에도 영등위가 갑자기 리니지를 심사 대상에 끼워 18세 이상
이용가 판정을 내린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 온라인게임업체
사장은 "최근 게임에 대한 부작용이 지적되자 대표적 온라인게임인
리니지가 희생물로 걸린 것 같다"고 했다.
김 사장은 "우선 한국에 돌아가면 영등위 위원들을 만나 그들의 논리를
조목조목 반박할 계획"이라며 "미국에서는 13세 이상 이용가로 분류된
이 게임이 왜 한국에서는 성인물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영등위의 이번 결정은 엔씨소프트의 중국 진출에도 큰 타격을 입힐
전망이다. 김 사장은 "중국·대만은 리니지를 비롯한 한국 온라인게임이
인기를 끌자 이에 제동을 걸 구실을 찾아왔다"며 "영등위의 이번
결정이 이들에 빌미를 주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