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핵무기 개발 계획을 갖고 있다고 시인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17일 서울 증시는 소폭 상승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북핵(北核) 문제는
악재(惡材)임에 분명하다고 지적, 앞으로 진행 과정에 따라 증시에 미칠
영향의 강도가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17일 서울 주식시장에서 종합주가지수는 오전 9시 미국과 한국 정부가
"북한이 비밀 핵무기 계획을 갖고 있다고 시인했다"고 공동 발표한
여파로 개장 초 하락세로 출발했다. 주가지수는 점차 하락폭이 커져
전날보다 10.58포인트(1.7%) 떨어진 625.67까지 밀리기도 했다. 그러나
오전 9시30분 이후 반등, 전날보다 8.41포인트(1.3%) 오른 644.66으로
마감했다.
북핵 문제에도 불구 주가가 오른 것은 16일 뉴욕증시 마감 후 발표된
미국 IBM의 실적이 예상보다 좋았던 데다, 17일 서울 증시에서 프로그램
순매수가 800억원 쏟아진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대우증권 홍성국 부장은 "현재는 사건 초기이므로 '악 영향이
있다 없다'를 판단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분명한 것은 북핵 문제가
투자자들의 촉각을 곤두세우게 하는 또 하나의 불확실한 재료로
등장했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반면 우리증권 신성호 이사는 "북한이 핵무기 계획을 시인했다는 것은
북한이 외교적 해결의 필요성을 갖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고 전했다.
또 지난 94년 북한의 NPT(핵확산금지조약) 탈퇴 당시 주가 흐름을 분석한
대우증권은 "당시 외국인투자자들은 북한의 일거수일투족보다는 전날
미국 증시의 동향에 따라 주식을 샀다 팔았다 했다"면서 "증시만 놓고
본다면 당시 북핵 문제의 영향은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
외국인은 94년 3월 북한의 NPT 탈퇴시 1800억원어치 이상의 주식을
순매도했지만, 그해 10월에 미국과 북한 사이에 협상이 타결됐을 때도
1060억원의 순매도를 기록, 북핵 관련 뉴스와 일정한 관계를 보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