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진(金東晉·52) 현대자동차 총괄사장의 꿈은 발명가였다. 그리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엔지니어의 길을 가다가 국내 최대 자동차 회사의
사령탑이 됐다. 김 사장은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연구원 생활을 하다 탱크
개발을 위해 79년 현대중공업에 스카우트됐다. 이후 현대정공이 탱크
개발을 주도하면서 정몽구(鄭夢九) 현대차 회장(현대정공 대표)과 인연을
맺었고, 최초의 국산 전차인 K1A1 탱크 개발을 주도했다. 98년
현대우주항공 부사장 시절에는 비행기를 만드는 일도 했다. 지금은
자동차를 만들고 있으니 배만 빼고는 탈 것을 모두 만든 셈이다. 김
사장은 엔지니어 출신으로는 현대차 사상 가장 높은 지위에 올랐다.
지금까지 마케팅이나 재무 기획부문에서 잔뼈가 굵은 경영전문가들이
자동차회사 사장 자리를 이어온 점에 비추어 보면 분명 파격적인
발탁이다.

김 사장은 지난 상반기에 8900억원의 사상 최대 이익을 냈다. 경기회복에
특소세 인하 혜택까지 겹쳐 내수와 수출이 호조를 보인 덕택이다. 하지만
김 사장은 올해 하반기 경영환경은 상반기보다 나빠질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지난 8월 말로 특소세 인하조치가 끝나고, 원·달러 환율 사정도
상반기보다 불리하다"며 "GM대우가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고
르노삼성도 신차 공세를 펴는 바람에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기업경영은 궁극적으로 기업인의 책임이지만 정부의 도움도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는 현대차 공장을 유치한 미국
앨라배마주(州) 정부의 성심성의 가득찬 노력에 찬탄을 금치 못하고
있다. 한국정부의 정책수준을 평가해 달라는 말에 대해서는 '노
코멘트'로 대신했다.

김 사장은 일을 취미로 삼고 산다. 사고와 행동은 전형적인
미국식이지만, 술자리에서는 폭탄주를 10잔 이상 마시는 한국풍도
과시한다. 건강관리를 위해 서울 방배동 인근 산을 수시로 찾는다.

◆김동진 사장 약력

△경기고(68년)
△서울대 기계공학과(72)
△미 핀레이공과대학원 공학 박사(88)
△한국과학기술연구소(72)
△현대정공 기술 연구소장(98)
△현대우주항공 부사장(98)
△현대우주항공 대표이사 사장 (2001)
△현대자동차 상용부문 사장(2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