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제법 벌었지만, 저는 아직도 개봉동(서울 구로구)의 33평짜리
전세 아파트에서 살고 있습니다. 저를 위해 쓰는 돈은 최소화하고, 남은
돈은 최대한 투자로 돌려야 한다는 게 제 투자원칙이거든요."
부동산 투자회사 코람코의 김대형(金大衡·41) 이사. 김 이사는 부동산
투자의 귀재(鬼才)이다. 남의 재산도 많이 불려 주었지만, 그 자신도
부동산 투자의 '레버리지 효과'를 활용해 적잖은 돈을 벌었다.
레버리지 효과(leverage effect·지렛대 효과)란 대출을 받아 부동산을
구입한 뒤, 금융비용을 훨씬 웃도는 시세차익을 얻음으로써 적은 돈으로
투자수익을 극대화하는 부동산 투자기법을 말한다.
그가 맨 처음 부동산에 투자해 레버리지 효과를 체험한 것은 지난 89년.
결혼을 앞둔 시절이었다. 당시 그는 서울 당산동의 22평 아파트를
5500만원에 샀다. "가진 돈이 1000만원밖에 없었지만 경기가 살아나고
있는 시점이었기 때문에 무리를 해서라도 사야겠다는 판단을 했습니다."
그는 2년 뒤 아파트를 1억2000만원에 팔았다. 투자금의 2배를 번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 그가 얻은 수익률은 7배였다. 비결은 '레버리지
효과'에 있었다. 그가 아파트를 구입할 당시 아파트 전세금은 3000만원.
그는 전세를 끼고 2500만원에 아파트를 샀다. 부족한 돈은 은행에서
대출을 받았다. 그는 이런 방법으로 1000만원을 투자해 2년 만에
7000만원(전세금과 금융비용을 뺀 금액)을 벌었다.
그가 한번 체득한 투자기법을 그냥 썩혔을 리 만무. 그후 서울 강남지역
재건축·재개발 대상 아파트를 전세를 끼고 사는 방법을 통해 '레버리지
효과'를 몇 차례 더 누렸다.
그는 자신의 부동산 투자기법에 대해 "경기가 바닥에서 막 탈출할 때를
'매수 타이밍'으로 잡고, 주변 시세와 비교해 시장가격보다 저평가된
물건을 잘 선별해 투자하면 거의 100%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지금까지 얼마를 벌었느냐"고 묻자 그는 "그 질문이 왜 안
나오나 했는데…. 그냥 노후 걱정은 안해도 될 정도라고만 해달라"고
답했다.
김 이사는 현재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부동산 투자전문가이지만,
대학시절(서울대 건축학과) 그는 '이념서클'의 멤버였다. 그가 속한
이념서클의 주 관심사는 도시빈민과 주택의 정치경제학적 기능. "서울
봉천동·난곡동의 달동네를 돌아다니며 도시 재개발이 도시빈민들의
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적으로 연구했었죠."
대학시절의 이런 경험은 그의 인생행로를 바꿔 놓았다. 대학원 졸업 후
선택한 그의 첫 직장은 주방가구 회사 한샘. "당시 한샘에서 원룸(one
room) 주택사업을 준비하고 있었거든요. 원룸주택을 많이 지으면
서민들의 내집 마련을 도울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원룸 사업이 자금조달 문제로 좌절되자, SK건설로 옮겨 8년간
주택개발 사업에 종사했고, 이후 삼성건설로 직장을 옮겨 5년동안
재개발·재건축사업을 추진했다.
재개발·재건축사업 추진 과정에서 부동산투자와 금융의 결합이
절실하다고 느낀 그는 99년 아더앤더슨(외국계컨설팅회사)으로 다시
직장을 옮긴다. 아더앤더슨에서 부동산컨설턴트로 기업들의 업무용
부동산 매각작업을 돕던 그는 정부(건설교통부)가 발주한 리츠법안에
대한 용역을 맡으면서 리츠의 사업성에 매료됐다. 리츠(Reits)란
소액자금을 모아 펀드를 구성한 뒤, 부동산에 투자해 운용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돌려주는 일종의 뮤추얼펀드. 그가 현재 몸담고 있는
코람코는 산업·우리·조흥·하나은행 등이 공동출자해 만든
리츠회사이다.
김 이사는 "리츠는 주식과 달리 최악의 경우라도 휴지조각은 안되기
때문에 채권보다 더 안정적이고, 임대료에서 나오는 배당률이 연
9.5~11.5%에 달해 수익률면에서도 채권보다 경쟁력이 있는 상품"이라고
자랑했다.
◆김대형 이사 약력
-서울대 건축학과 및 대학원 졸업
-한샘에 입사, 원룸주택 사업 추진
-SK건설에서 아파트 개발사업 참여
-삼성물산에서 재개발·재건축사업 프로젝트 수행
-아더앤더슨에서 정부의 리츠 법안 용역 수행
-현재 부동산투자회사(리츠) 코람코 투자운용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