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넓은 우주에 우리 인간만 존재한다면, 이 우주는 엄청난 공간 낭비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겠니?"
ET(The Extra Terrestrial·외계 생명체)와의 만남을 아름다운 영상미로
다룬 영화 '콘택트(contact)' 중 마지막 장면에 나오는 대사다.
과연 외계생명체는 존재하는 것일까? 존재한다면 어디에 있을까? 이
질문들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전세계 과학자들은 우주로 탐사선을
발사시키고, 혹시라도 일치할 수 있는 주파수대로 전 세계 언어를 담아
보내고 있다.
한때 과학자들은 화성을 외계생명체가 존재할 유력한 행성으로 손꼽았다.
그래서 지난 75년 화성탐사선 바이킹을, 1997년에는 패스파인더를 화성에
착륙시켜 생명체의 존재유무를 살펴봤다. 하지만 생명체의 존재증거물은
발견하지 못했다.
지난 77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발사한 우주탐사선 보이저
1·2호가 태양계의 마지막 행성인 명왕성을 지나 25년째 끝없는
우주비행을 이어가고 있다. 탐사선 보이저 1·2호가 태양계의 끝자락까지
도달하려면 아직도 4만년은 더 가야한다. 과학자들은 혹시라도
외계생명체와의 조우(遭遇)에 대비, 지구의 각종 소리를 담은 '지구의
소리'라는 금도금 레코드판을 싣고 있다. 이 레코드판에는 세계 100여개
국가의 인사말과 히트곡 등 포함, 지미 카터 전(前) 미국대통령과 쿠르트
발트하임 전(前) 유엔사무총장의 메시지도 담겨 있다.
◆ 보다 먼 곳에 있는 별 관측하기 =최근 NASA는 오는 2010년 우주에
기존 허블우주망원경보다 3배나 큰 것을 쏘아올릴 것이라고 발표했다.
스웨덴·핀란드·영국 등 유럽국가들도 2010년까지 지상에 직경 30m급의
세계최대 천체망원경을 만들 계획이며, 지름 100m급 초대형 천체망원경을
제작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현재 지상 천체망원경 중 가장 큰 것은
하와이섬의 마우나케아산 정상(해발 4200m)에 세워진 켁(keck)망원경.
켁망원경으로는 149억광년(빛의 속도로 140억년 동안 걸려야 갈 수 있는
거리)에 있는 별들을 관측할 수 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이것보다 더
멀리 있는 별들을 관측하길 원한다. 우주 어딘가에 있을지도 모를
외계생명체의 증거를 찾기 위한 바람때문이다.
◆ 외계생명체에 대한 끝없는 도전 =1957년 소련의 스푸트니크 1호가
발사된 이래 인류는 끊임없이 우주에 대한 도전을 벌여왔다. 주로 국가적
차원에서의 주도로 이루어진 이들 연구의 핵심은 지구를 제외한 다른
행성에 생명체가 존재하느냐의 여부였다. 이러한 취지에서 지난 20여년
동안 인간이 가장 주력한 곳은 지구와 가장 유사한 조건을 가졌다고
생각해온 화성이었다. 미국은 작년에 마스 오디세이(Mars Odyssey)라는
탐사선을 또 다시 보냈다. 하지만 아직까지 생명체 존재의 신호는 보이지
않고 있다.
그동안 우주탐사는 전세계 과학자들이 국가적 역량을 집중시켜온 초대형
연구프로젝트였다. 하지만 이젠 외계생명체에 관심있는 일반인들도
외계생명체 찾기 연구에 동참할 수 있다. 우주에 직접 탐사대를 보내는
방법을 쓰지 않고, 지구에서 '전파'를 통해 외계와의 교신을 시도하는
노력들이 속속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SETI (Search for
Extraterrestrial Intelligence) 프로젝트다.
◆ 외계에서 보내오는 전파를 찾아라 =SETI 계획은 1960년부터 미국의
천문학자 드레이크(Drake)에 의해 시작됐다. 드레이크 박사는 고도의
문명을 지닌 외계 생명체들도 주요 통신수단으로 전파를 사용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우선 드레이크 박사는 대형 천문대의 전파망원경을 사용해서
지구와 같은 행성계를 가졌다고 생각되는 별들로부터 발산되는 전파를
수신하는 데 주력했다. 아직까지 외계에서 수신된 전파는 없었다. 하지만
드레이크 박사의 전파수신을 통한 외계생명체 찾기는, 직접 탐사선을
보내는 방법 외에 외계생명체를 찾을 수 있는 가장 유력한 방법으로
급부상했다. 이후 각종 대규모 SETI프로젝트들이 계속해서 등장했다.
대규모 SETI로는 SETI 연구소의 '피닉스 프로젝트', 하버드의
'베타', 호주의 SETI 프로젝트 등이 있다.
대표적인 것은 피닉스 프로젝트. 이 프로젝트는 SETI원조에 해당하는
드레이크 박사가 주도하고 있다. 피닉스 프로젝트는 지난 1995년 호주의
파크스 전파망원경을 토대로 시작됐다. 이 프로젝트는 현재 세계 최대를
자랑하는 지름 300m의 아레시보 망원경을 이용하는 대형 외계생명체 찾기
프로젝트로 발전됐다.
한 때 SETI 프로젝트의 연구비가 끊겨 중단위기에 놓인 적이 있었다. 이
때 큰 도움을 준 사람이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스필버그는 SETI를
토대로 영화 'ET'와 '스타워즈'를 만들었다.
◆ 보통사람들이 참여하는 ET찾기 =최근에는 외계생명체 찾기에 관심있는
일반인들도 참여할 수 있는 SETI프로젝트들이 속속 등장했다.
캘리포니아의 버클리대학에서 추진 중인 'SETI@home'의 경우, 인터넷에
연결된 수백만 대의 PC를 이용해서 우주에서 수신되는 전파를 찾겠다는
프로젝트. 지금까지 전세계 400만명에 육박하는 인원이 참여했다.
'SETI@home'에 참여한 PC들이 사용된 시간을 모두 합치면, 무려
100만년에 해당한다.
'SETI@home'프로젝트는 분산 컴퓨팅 기술을 외계생명체 찾기에
적용했다. 즉, PC 수백만대를 병렬로 모아 수퍼컴퓨터급 성능을 낼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 수퍼컴퓨터로 외계에서 보내오는 전파를 찾는 데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개개인의 소형 컴퓨터를 이용해서 대형 컴퓨터를
만든 셈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초고속 인터넷망 보급률이 세계 최고 수준이기 때문에,
이 프로젝트에 동참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국내에서는
현재 700여명의 SETI@home 회원들이 활동 중이다.
◆ 외계인 찾기에 동참하는 법 =일단 세티홈페이지(http://seti.or.kr)에
접속한다. 그리고 자신의 PC 기종이나 운영체제에 따라 알맞은 컴퓨터
유형을 선택해서, 관련 프로그램을 다운받는다. 프로그램을 설치한 뒤,
이메일 주소를 'SETI@home'에 등록한다. 그러면 SETI@home프로젝트를
운영하는 팀에서 등록 회원의 컴퓨터를 지구 최대의 전파망원경이
외계에서 수집한 자료를 분석하는 데 사용한다. 등록회원들은 자신이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는 시간에 컴퓨터를 켜 두기만 하면 된다.
'SETI@home'프로그램은 특별한 종류의 화면보호기다. 다른
화면보호기처럼 PC를 사용하지 않을 때 작동이 시작되고, 작업을
시작하면 곧바로 종료된다. (박석재/블랙홀 전문가)
※ 박석재 박사는… 미국 텍사스대 천문학 박사, 현재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으로 블랙홀 전문가. 국내 천체관측 대중화를 이끌고 있는
SF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