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시장의 급락 충격으로 주가가 반등 하루 만에 급락세로
돌아섰다. 원·달러환율은 전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영향으로 이틀 연속 상승했다. 영국의 경제전문지 파이낸셜타임스는
전세계 주식시장의 침체가 경기회복을 지연시키는 악순환을 낳을 우려가
크다고 24일 보도했다.

24일 서울 주식시장에서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22.11포인트(2.97%)
하락한 721.41을 기록, 전날 상승분을 고스란히 토해냈다. 코스닥지수도
2.07포인트(3.35%) 떨어진 59.54로 장을 마감했다.

주가 하락 원인은 미국 주식시장의 불안 때문이었다. 전날 미국
주식시장은 시티그룹과 JP모간체이스가 엔론의 부실회계를 방조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나흘 연속 급락세를 이어갔다. 나스닥지수와 S&P500
지수는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이
주식을 대거 팔아치우며 주가하락을 주도했다. 외국인은 이날 증권거래소
시장에서만 1239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우며 7일 연속 매도 우위를
보였다.

그러나 연일 급락세를 보이던 원·달러환율은 이번주 들어 달러화가
국내외 외환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데 힘입어 이틀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0원 상승한
1175.1원으로 마감했다. 전날 뉴욕 외환시장에서는 엔·달러 환율이
117.54엔으로 전날보다 1.33엔 오르며 4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달러·유로 환율은 한때 전날보다 1.98센트 하락한
98.88센트로 거래를 마쳤다. 달러화의 유로화 대비 가치 상승률은 10개월
만에 최고치였다.

원·달러 환율이 오른 이유는 이번주 들어 국내외에서 달러화가 일시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외환당국이 연일 시장에 개입하고
있는 데다, 미국 경제의 불안이 세계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경우 달러화를
제외한 다른 통화들도 약세를 보일 수 있다는 우려도 확산됐다. 전날
유럽 각국의 주식시장은 미국시장 못지 않은 하락세를 이어갔다. 영국
FTSE 100 지수는 6년 만에 최저치를 갈아치웠고, 프랑스와 독일 주가도
크게 하락했다. BNP파리바의 외환 전략가인 이안 스탄나드는 "해외로
나가 있던 달러화 자산들이 속속 미국으로 돌아오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인베스터스 뱅크 앤 트러스트의 외환 전략가인 팀 마자넥은
"미국 경제가 회복되지 않으면 달러화 약세라는 장기적 추세를 뒤집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는 전세계 주식시장 침체가 기업의 자신감을
떨어뜨리고, 설비투자까지 지연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코카콜라·보잉·NTT·모토로라 등 34개 다국적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를 설문조사한 이 보도에 따르면, 주가 급락을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답변이 28%를 차지, 추가테러위협(22%)이나 엔론사태
파문(20%)보다 훨씬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羅志弘자 will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