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 폭락과 월드컴(미국 통신회사) 분식회계 파문의 직격탄을 맞아 26일 한국 금융시장에서 주가·환율·금리의 3대 금융지표가 동반 하락하는 등 '미국발(發) 금융불안'의 우려감이 고조되고 있다.
일본·대만 등 아시아 주요 주식시장과, 영국·독일 등 유럽 주요 주식시장 주가도 일제히 급락했다. 특히 미국 증시가 26일(현지시각) 개장과 함께 다우지수와 나스닥 지수가 한때 9000포인트와 1400포인트가 각각 무너지는 등 이틀째 불안한 모습이 계속돼 27일 서울 증시에도 연쇄적인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서울 증권거래소의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54.05포인트(7.15%) 폭락한 701.87로 마감, 올해 들어 최저치로 주저앉았다. 종일 투매(投賣) 양상이 이어지면서 마감 직전 700선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으며, 하락폭·하락률 모두 작년 '9·11테러'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코스닥 지수도 전날보다 5.25포인트(8.48%) 폭락한 56.63으로 마감, 작년 10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210원 선을 깨고 18개월 만의 최저치인 1203.9원으로 하락했다. 시장에선 심리적 저지선으로 여겨지는 1200원선 붕괴가 임박했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또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전날보다 0.23%포인트 내린 연 5.52%를 기록하는 등 '미국발 악재'가 3대 금융시장을 요동치게 만들었다.
금융시장 불안이 가속화되자 정부는 28일로 예정됐던 재정경제부 차관 주재의 금융정책협의회를 하루 앞당겨 27일 열고 대책을 협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은 환율 하락을 저지하기 위해 올해 들어 6번째의 시장개입에 나섰으나 별 효과가 없었으며,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오후 8시 현재 120.15엔까지 내려갔다.
또 런던 외환시장에서 유로에 대한 달러 환율도 17개월 만에 처음으로 0.99달러 대로 치솟는 등 달러 약세(유로 강세) 행진이 이어졌다.
도쿄 증시의 닛케이 평균 주가는 전날보다 4% 하락한 1만74.56엔에 마감, 9개월 만의 최대 하락폭을 보였으며, 대만(-3.6%) 싱가포르(-2.8%) 홍콩(-2.6%) 태국(-3.3%) 등의 주식시장도 폭락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이날 "1분기(1~3월)에 연율(年率) 5.6%의 고성장을 기록했던 미국의 경제 성장률이 2분기(4~6월)엔 2~3%대 전반으로 둔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워싱턴발로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