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여러분이 쓰고 있는 컴퓨터를 잘 보면삼성전기""삼성전기""
'Intel Inside'라는 영문 로고가 새겨진 경우가 많을 것이다.
'안에 인텔이 있다'는 뜻의 이 로고는, 컴퓨터의 두뇌로 불리는 이
회사의 주제품 CPU(중앙처리장치)가 컴퓨터 안에 숨어서 보이지 않는데
따른 고심의 산물이다. 인텔은 자사 로고를 모든 컴퓨터에 부착함으로서,
눈에 보이지 않는 자사 제품의 브랜드력을 완성 제품인 컴퓨터와 대등한
수준으로 격상시켰다.
그러나 인텔과 달리, 대다수의 국내 전자부품업체는 완성제품에 가려져서
눈길을 못끄는 경우가 태반이다.
세계적 부품업체인 삼성전기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 회사의 납품업체인
삼성전자의 애니콜 단말기는 이미 세계적인 고급 브랜드로 자리잡았지만,
이 단말기 내부가 삼성전기가 만드는 부품의 집합소라는 것을 아는
투자가는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다. 삼성전기가 세계 컴퓨터 1위 업체인
델 컴퓨터에 전자부품을 공급한다는 사실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런 일들은 삼성전기의 마케팅력이 인텔만 못함을 보여줌과
동시에, 삼성전기가 세계적 기업들이 인정할 정도로 제품 하나만은
제대로 만든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일화이기도 하다.
삼성전기의 올 1분기 실적의 큰 폭 개선 이유를 단순히 경기 호전 탓으로
돌리는 것은 지나친 단순화일 것이다. 강력한 구조조정과 원가절감
노력의 결과, 삼성전기의 공장가동률은 올해 들어 70%이상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데, 세계적 부품업체인 무라타제작소의 가동률이 작년 말
70%에서 올 1분기 65%로 떨어진 점을 고려하면 고무적이다. 삼성전기는
매출의 15% 비중을 차지하는 적층세라믹콘데서 (MLCC) 부문에서,
수백여층으로 얇은 세라믹으로 소형의 콘덴서를 생산하는 제조공정기술을
개발함으로써 무라타제작소에 비해 기술력에서도 우위를 보여주고 있다.
( 김영일·주은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 )
※본란은 특정 주식의 매매를 권고하기 위한 것이 아니며, 다만
펀드매니저들의 생각의 흐름을 따라가 봄으로써 독자들이 새로운
통찰력을 얻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만들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