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원화(貨) 가치가 미(美) 달러화에 대해 급속히 상승(원·달러
환율은 급락), 정부가 시장개입에 나서고 수출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주 말보다 9.xx원 떨어진
달러당 1252.5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이 1250원대로 하락한
것은 작년 2월 28일(1250.8원) 이후 15개월 만이다.
5월 들어 원·달러 환율은 매일같이 연중(年中) 기록을 갈아치울 정도로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원화 가치는 지난 40일새 무려
6%(80원)나 절상(切上)됐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외환시장 분위기로 볼 때
원화 강세 기조(基調)는 불가피하지만, 절상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고
우려하고 있다.
원화 가치 상승은 기본적으로 한국경제가 튼튼하다는 「시장의 평가」를
반영하는 것이기 때문에 긍정적인 면이 있으나, 원화 가치 절상 폭만큼
수출업계의 수익이 나빠지기 때문에 수출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최근 이뤄지는 원·달러 환율의 급속한 하락은 외국인들이 서울 증시에서
주식을 매입하기 위해 달러를 팔고 원화를 대거 매입하고 있는 것이
일차적인 원인이다. 여기에 미국의 조기 경기회복이 불투명하다는 진단이
국제 외환시장에서 달러 약세(엔화 강세)를 부추기고, 그 영향이
우리나라 원화 가치 상승으로 나타나고 있다.
20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일본 엔·달러 환율은 한 때 달러당 125엔
중반까지 급락하는 등 최근 들어 달러약세 현상은 장기적인 기조로
굳어질 조짐이다. 한국은행 이응백 외환시장팀장은 "지난주 말에는
미국경제가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몇 가지 경제지표가
발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달러 약세 현상을 막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외환전문가들은 당분간 원화 강세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모건스탠리·메릴린치 등 외국투자은행들은 연말엔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200원대 전반으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융연구원 장원창(張源昌) 연구위원은 "한국경제의 기초가 좋아지고
있다고 하지만, 최근의 원 강세 속도는 지나치다"며 조만간 환율이
조정을 받을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