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신도림동 '대림 e-편한 세상'에 사는 주부 김정아(33)씨는 요즘
전화요금 고지서를 보면 기쁨을 감출 수 없다. 김씨는 지난해 말부터
인터넷폰을 사용하면서 한 달 평균 전화비를 5000원 정도 절약하기
때문이다. 김씨는 "목포에 있는 시댁에 인터넷폰으로 자주 전화를
건다"며 "요즘에는 통화 도중 끊기는 일도 없고 음질도 아주
좋아졌다"고 말했다.

VoIP(Voice over IP·인터넷폰) 기술이 다시 각광을 받고 있다.
인터넷폰은 유선 전화망이 아닌 인터넷망을 이용하기 때문에 가격이
상당히 쌌지만, 통화 품질이 나쁘다는 것이 가장 큰 약점이었다.

하지만 최근 통화 품질이 일반 유선전화 수준까지 개선되면서 인터넷폰
이용자가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최근에는 PC와 연결하지 않고도
일반 전화기로 전화를 걸고 받을 수 있는 인터넷폰 기술이 개발돼,
대기업들이 경비 절감 차원에서 잇달아 VoIP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인터넷폰 도입으로 한 달 평균 1억원에 육박하던 국제
전화료를 30~40% 가량 절감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수출입 업무를 주로
하는 탓에 해외 거래처에 국제전화를 많이 거는 대표적 회사. 삼성물산은
전화비 절감을 위해 인터넷폰을 선택했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이재원
차장은 "6개월 만에 설비 투자비 이상의 절감 효과를 올렸다"면서
"통화 품질이 좋아 아직까지 인터넷폰 도입 사실을 모르고 있는 직원도
많다"고 말했다.

국민은행도 오는 7월까지 서울 명동 본점과 전국 600여개 지점을
연결하는 VoIP 전화망을 구축할 예정이다. 전국 각 지점에 근무하는 사내
직원끼리는 인터넷폰으로 공짜로 통화할 수 있어 통화료 절감 효과가
크다고 은행측은 설명했다. 이영호 차장은 "전국 지점들을 일반
전화망으로 연결하면 통신망 이용료만 월 3억원 정도가 든다"면서
"VoIP망을 구축하면 통신망 이용료를 월 7000만원 수준으로 대폭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서 기업용 VoIP 통신망을 구축해 주는 업체로는
큰사람컴퓨터·애니유저넷·웹투폰 등이 있다. 인터넷폰의
원조(元祖)격인 새롬기술의 '다이얼 패드'는 공짜로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이들 VoIP업체는 유선전화 이용료의 절반 이하 수준인
통화료를 받는 대신 통화 품질을 철저히 보장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일반 유선전화기로 VoIP 통신망을 이용하는 기술이 개발돼 기업용 VoIP
시장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큰사람컴퓨터 이호찬 차장은 "장비 기술 발달과 인터넷 전송 속도
향상에 따라 인터넷폰의 통화 품질이 예전에 비해 크게 나아지고
있다"며 "각 업체마다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고 있어 앞으로 기업용
VoIP 통신망 시장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일반 소비자를 위한 상품도 나왔다. 초고속 인터넷 업체인 하나로통신은
지난달부터 인터넷폰을 이용해 시내·시외·국제전화를 싸게 사용하는
'하나포스 케이블+전화'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이 서비스는 PC와 연결
없이 24시간 일반 전화기처럼 걸고 받을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기본료는 월 1000원이며, 통화료는 시내·시외 구분 없이 3분당
39원이다. 또 발신자 확인이나 착신전환 같은 부가 서비스 사용도
가능하다.

하나로통신 두원수 이사는 "현재 서울 양천구와 경기도 안양·의왕 등
일부 지역에서만 서비스를 실시 중"이라면서 "오는 7월부터 인터넷폰
서비스를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