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강세에 힘입어 목표수익률을 조기(早期) 달성, 채권형으로 전환되는
'전환형 펀드'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전환형 펀드'란 주식에 돈을
투자한 뒤, 미리 설정한 목표수익률(보통 7~15%)에 도달하면, 투자금을
모두 회수해 채권에 투자함으로써 수익을 고정시키는 펀드를 말한다. 즉,
주식투자로 번 수익을 만기까지 온전히 지키고, 채권투자에서 발생하는
이자수익까지 덤으로 챙길 수 있는 이점이 있는 셈이다.
그런데, 최근 주가가 단기 급등해 채권형 전환시점이 예상보다 앞당겨
짐으로써 투자자들이 새로운 고민거리를 안게 됐다. '주가는 한참 더
오를 것 같은데, 여기서 주식투자를 접게 되면 돈을 더 벌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게 아닌가…' 하는 고민이다. 만일 이런 고민에 빠져있는
투자자라면 펀드 약관(約款)을 다시 한번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중도환매 수수료 부과기간을 넘겼거나, 중도환매 수수료가 적다면 환매를
하더라도 부담이 적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더욱 신중하게 득실(得失)을
따져봐야 힌디.
◆ 전환형 펀드, 채권형으로 속속 전환 =주가지수의 가파른 상승세로
목표수익률을 조기 달성, 채권형으로 전환되는 펀드가 속속 출현하고
있다. 작년 말부터 전환형 펀드를 집중적으로 팔아온 은행권의 경우 3월
이후 속속 채권형으로 전환되고 있다.< 표 참조 > 예를 들어, 조흥은행의
'7+3 전환평 펀드 1~4호'와 '12+3전환형 펀드 1호'는 목표수익률(7+3
펀드 7%, 12+3 펀드12%)를 달성해 모두 채권형으로 전환됐다.
국민·한빛·신한·외환·기업·하나·한미은행의 일부 전환형 펀드 역시
목표수익률을 달성, 이미 채권형으로 전환됐다.
투신권 전환형 펀드들도 속속 채권형으로 조기 전환되고 있는 추세다.
지난달 29일 주은투신운용의 '베스트전환 혼합펀드'가 펀드 설정
49일만에 목표수익률 10%를 달성, 채권형으로 전환됐다. 또,
미래에셋투신운용의 '솔로몬전환형 혼합투자신탁'과
동양오리온투신운용의 '세이프체인지Ⅲ 10-1호'도 지난 3월 초
목표수익률 7%, 10%를 달성해 채권형 펀드로 변신했다. 이처럼 전환형
펀드의 수익률이 호조세를 보이자 신규 펀드 설정도 잇따르고 있다.
투신협회에 따르면, 전체 투신운용사의 전환형 펀드 수탁고는 4일 현재
1조2514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전환형 펀드의 수탁고는 작년 말
5800억원에서 1월 말 7115억원, 2월 말 9195억원 등으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 전환형 펀드의 약점과 고민에 빠진 투자자들 =전환형 펀드는 주가
상승 초기 국면처럼 전망이 다소 불확실할 때 적당히 먹고 나오는 '치고
빠지기'식 투자엔 적합하지만, 대세상승장에서는 이 점이 오히려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주가 강세가 지속될 경우 돈을 더 벌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전환형 펀드는 중도환매가 매우 어려운 단점도 지니고 있다.
예컨대 외환은행의 '네버세이신탁'의 경우 계약자의 사망이나 이민 등
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중도환매가 불가능하며, 조흥은행의
경우 6개월 이내 중도환매시 이익금의 80%를 수수료로 부과하고 있다.
따라서, 전환형 펀드에 관심을 가진 투자자라면 전환형 펀드의 이같은
특성을 감안해, 펀드 투자에 대한 포트폴리오를 잘 구성할 필요가 있다.
대한투신증권 고석만 상품관리팀장은 "중도환매가 어려운 전환형에
전액을 투자하기보다 전환형에도 일부, 딴 데도 일부 등 몇 개 유형
펀드에 분산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충고했다.
그렇다면 이미 목표수익률을 달성해 채권형으로 전환한 전환형 펀드
가입자들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조흥은행 서춘수 재테크팀장은
"환매기간 이전이라면, 벌어놓은 수익의 대부분을 뱉어내고도 더 낳은
결과를 얻어낼 만한 대안(代案)이 있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무리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단, 중도환매 수수료 면제
기간(대개 펀드가입 후 6개월 시점)을 목전에 둔 투자자라면 '펀드
갈아타기'를 통해 추가 수익을 노려보는 전략도 검토해 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