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주는 주식시장의 '온도계'다. 주식시장이 뜨거운 활황세를 보이면
주가가 올랐다가, 주식시장이 썰렁하게 얼어붙으면 다시 주가가 내리는
모습이 온도계 수은주를 꼭 빼닮았다는 얘기다.
하지만 최근 증권주에도 조용한 차별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빅5'
증권사의 주가가 지난 연말 이후 한단계 업그레이드되면서 전체 증권주
움직임과 다소 다른 주가흐름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빅5' 증권사와 다른 증권사들간의 '제1차' 주가차별화 현상에 이어
앞으로는 '빅5' 내에서도 회사별 장단점에 따른 '제2차'
주가차별화가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으로는 주식 시황이 달아오를
때 덜오른 증권주를 사는 식의 단순한 투자전략보다는 증권사별 장단점을
따져 중장기적인 투자전략을 짜야 증권주로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 연말 이후 증권업종지수는 18% 올랐다. 종합주가지수
상승률(29%)보다도 못한 성적표다. 증권주들은 지난 연말 이후 주식시장
활황세에 힘입어 1월과 2월에는 시장 평균 수준의 주가상승률을
기록했지만, 3월 들어선 좀처럼 주가가 오르지 못하고 있다. 증권주
주가와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는 주식거래대금이 2월에는 일평균
5조원선에서 3월 이후 7조원대로 올라섰고, 이에 따라 증권사들의
세전순이익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지만, 증권주 주가에는 이런 주식시장
활황세가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작년말 이후의 주가흐름을 따져보면 LG투자증권(44% 상승)과
대신증권(52%) 등 대형증권사 주가가 업종 지수 상승률보다 훨씬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는 점이 눈에 띈다. 메리츠증권 심규선 연구원은
"증권업 업무가 날리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대형사와
중소형증권사 간 주가격차는 날이 갈수록 커질 수 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형증권사들도 나름대로의 장단점에 따라 향후 주가전망이
달라질 것이란 분석이다. 삼성증권 은 2년째 업계 1위 자리를 굳히고
있는 데다, 삼성그룹이라는 '브랜드'에 힘입어 안정적인 수익성과
꾸준한 성장성을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작년 하반기 이후
고객예탁자산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고, 자산관리서비스와 펀드판매에서도
강점을 보이고 있다. 다만 CBO펀드와 하이일드펀드 판매금액이 많은
편이기 때문에 잠재적인 손실 우려가 남아있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LG투자증권은 서경석 사장 취임 이후 시장점유율이 급상승하는 등
영업력이 강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업공개·증자 등
IB(기업·도매금융)부문의 강점도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
연말 이후 주가가 1만원대에서 2만원대로 크게 오르면서 추가적인
주가상승을 끌어낼만한 모멘텀이 다소 부족해지고 있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현대증권은 업계 정상권의 영업력이 최대 강점이다. 현대그룹 전체가
흔들리는 와중에도 증권만은 단한번도 시장점유율이 5위권으로 밀린 적이
없었던 것도 이런 강력한 영업력 때문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현대투신문제등 경영정상화 관련 돌발변수가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주가에 다소간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대우증권은 99년 대우그룹 사태 이후 부동의 업계 1위 증권사 자리를
내놓았다. 새로운 주인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주가도 그때그때
매각관련 소문에 따라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대신증권 은 관계사의
부실을 작년에 이미 대폭 정리했기 때문에 '클린화' 프리미엄을
누렸다는 분석이다. 상대적으로 대형사중 CBO나 하이일드펀드 판매금액이
적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히고 있다.
현대증권 조병문 연구원은 "단순히 시황에 따라 증권주를 사들이기
보다는 앞으로 증권업계의 예상구도에 따라 이에 맞는 장점을 가진
증권사를 고르는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