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칩 내다 팔고 알짜 중소형주 '입질'
21일에도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 주식을 팔았다. 거래소시장에서만
1625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순매도한 것은
5일째다.
국내 투자자들은 당혹해 하고 있다. 미국 주식시장이 뜨면 한국 주식을
사고 가라앉으면 팔던 외국인 투자자들의 한국 주식 매매 패턴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전날 미국 주식시장은 모처럼 비교적 큰 폭으로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들은 서울 증시에서 다시 비교적 큰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올해 들어 외국인들은 지난 주까지 서울 주식시장에서 총 4853억원을
순매수했다. 하지만 매수 강도는 작년 말의 절반 수준에도 못미친다는
평가다. 외국인들은 작년 10~12월 동안 월 평균 1조원이 넘게 순매수하며
총 3조4496억원의 매수우위를 기록했었다.
하지만 증시전문가들은 이 같은 외국인들의 동향이 『그동안 사모은 한국
주식을 전반적으로 매도하는 움직임은 아니다』고 분석한다. 그간 많은
양을 매수한 시가총액 상위 20위 이내의 「블루칩」 매수 비중을
줄이면서 중소형주 투자 비중을 늘리는, 「매매 패턴의 변화」에 따른
현상일 뿐이란 지적이다.
삼성증권이 작년 4분기와 올해의 업종별 외국인 매수 비중을 비교한
결과, 대형주 위주인 전기전자·철강·전기가스·통신 업종 등이
차지하는 비중이 53.9%에서 46.3%로 7%포인트 넘게 떨어졌다. 외국인들은
이 기간 동안 시가총액 1·2위 종목인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을 각각
2900억, 1800억 넘게 순매도했다.
대신 중소형주가 많은 화학·음식료·운수장비·유통·운수창고 업종
등의 비중은 같은 기간 14.2%에서 19.7%로 높아졌다. 외국인들은
웅진닷컴, 대한항공, 제일모직 등 중소형주와 옐로칩(저가대형주)를 많이
사들였다.
이같은 매매 패턴 변화는 우선 외국인들의 돈줄인 국제 뮤추얼펀드로의
자금 유입세가 둔화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증권 김윤정 연구원은
『신규 투자여력이 별로 없는 외국인들이 블루칩보다 상대적으로 값이
싸면서도 실적이 우량한 알짜 종목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외국인들이 한국 증시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외국인들이 매도 공세를 계속 이어갈 것으로 보는 견해는
거의 없다.
미래에셋증권 이정호 투자전략팀장은 『올해 들어 한국 증시의
재평가(re-rating)와 선진국 지수 편입 논쟁 등을 겪으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증시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