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북쪽으로 1시간 가량 떨어진 복스버그. 이곳에는
보쉬 그룹이 1억마르크(한화 약 600억원)를 들여 지은 자동차 주행
검사소가 있다. 축구장 100개 면적의 복스버그 검사소는 3㎞에 달하는
직선 주행로와 요철로·빨래판로·험로·빗길·눈길 테스트용 도로를
갖추고 있다. 테스트장 주변에는 소방차, 응급차, 경찰차가 대기하고
있다.

기자가 이날 테스트할 차종은 벤츠 430L. 디젤 엔진에 ABS(바퀴잠김
방지장치)와 ESP(전자안정프로그램)를 갖췄다. ABS는 제동 시 바퀴가
헛돌면서 브레이크가 잠기는 현상을 방지해주는 시스템. ESP는 엔진
출력을 제어해 차량 통제를 용이하게 해주는 시스템이다.

1차 테스트는 빗길·눈길 테스트. 출발 ABS와 ESP가 모두 작동하는
상태에서 차를 시속 85㎞로 몰았다. 빗길·눈길 도로에서 힘껏
브레이크를 밟았다. 차는 탁탁탁 소리를 내면서 서서히 멈춰섰다. 2차
테스트는 ESP 스위치를 끄고 달렸다. 똑같은 속도로 달리다가 브레이크를
밟는 순간 차는 네바퀴나 회전한 뒤 겨우 멈췄다.

유럽에서는 ABS 장착률이 80%에 달하고 있다. 유럽 보험회사들의 통계에
따르면ABS를 장착할 경우 사고율이 10% 이상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유럽은 2004년부터 모든 신규 차량에 ABS를 장착토록 의무화할
예정이다.

ABS보다 진전된 기술인 ESP도 지난 1995년 출시된 이후 장착률이 꾸준히
늘고 있다. 보쉬는 현재 17%에 불과한 유럽 차량의 ESP 장착률이
2006년에는 41%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보쉬 기술영업부
노르베르트 뫼닉 이사는 "ABS와 ESP는 생명을 구해줄 수 있는 안전
장치"라며 "가격이 저렴해지면 기본 장착 사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슈투트가르트=최우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