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청소년 디지털 영상제 '에서 대상을 차지한 유소라양이 '2001광주국제영상축제 '에서 교육인적자원부장관상을 받았다./광주= <br><a href=mailto:kyg21@chosun.com>/김영근기자 <

지난 13일 오전, 서울 영파여고 2학년 유소라(17)양은 디지털 캠코더
하나만 달랑 들고 '광주국제영상축제'가 열리는 전라남도 광주로
향했다. 영화제를 구경하고 싶어 결석계를 내고 떠난 여행이었지만,
그녀는 이 곳에서 '교육인적자원부장관상' 수상자로 덜컥 선정됐다.
전날 '제2회 한국 디지털 청소년영상제'에서 대상을 받은 지
하루 만이다. 유양이 제작·감독한 코믹 단편 영화 '난중일기'가 지난
10월 제3회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에서 대상을 받은 후, 두 달 만에 3대
청소년 영화제를 모두 휩쓰는 순간이었다.

"전혀 예상치 못했어요. 여기에 안주하지 말고, 더욱 열심히 하라는
채찍질로 알겠습니다." 유양의 대답은 시상식에서 흔히 듣던 기성
감독들의 소감과 다르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유양은 이미 수십 편의
영화를 만든 데뷔 5년차 프로 감독이기 때문이다.

유양은 영파여중 방송반 시절, '참교육영상집단' 대표인 김종현
교사로부터 영화 제작을 배웠다. 처음에는 방송국에서 쓰는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 영화를 만들었지만, 작년 고등학교에 입학하며
디지털캠코더로 '무기'를 바꿨다. 영화감독을 꿈꾸는 딸에게 부모님이
사준 선물이었다. 컴퓨터에 '프리미어5.0'(동영상 편집 프로그램)을
깔고 직접 편집도 했다.

"혼자서 시나리오·촬영·연출·편집까지 다 해요. 제가 생각한 영화를
조명·음향 뭐든지 원하는 대로 만들 수 있죠."

유양이 디지털캠코더 하나로 뚝딱 만들어낸 '난중일기'는 초등학생의
일기 쓰기를 소재로 한 코믹 영화. 겨울방학을 맞은 초등학생이 한 달치
일기를 미리 써놓고, 일기에 맞춰 생활한다는 내용이다. 심사위원들은
"동심 묘사가 탁월하고, 영화의 완성도가 높다"고 평가했다.

유양은 이번 겨울방학 또 다른 영화에 도전한다.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실험영화를 만들기 위해 캠코더를 들고 남해안을 한 달 동안 여행하기로
했다. 여행 중 여성의 상실감을 주제로 한 시나리오도 쓸 예정이다.

"내년이면 고3이에요. 더 늦기 전에 학창시절을 정리하는 영화를 만들어
야죠. 대학(연극영화과)에 들어가면 본격적으로 장편 영화를 만들고
싶어요." 아직 좋아하는 배우도, 존경하는 감독도 없다는 당찬 디지털
감독의 포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