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사흘째 조정을 받고 있다.
그동안 주된 매수세력이었던 외국인들이 현·선물시장에서 순매도로
일관하며 투자심리를 냉각시키고 있다. 반면 그동안 프로그램 매매에
의지하는 등 소극적 매매를 고집하던 기관투자가들은 이날 272억원의
매수 우위를 보였다. 이날 390억원 어치의 프로그램 순매도 물량을
감안하면, 700억원에 가까운 주식을 사들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전날 증시가 40포인트 가까운 급락세를 보인데 이어, 장
초반에도 최대 16포인트나 주가가 하락하자 기관과 개인들이 저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분석했다. 대부분 기관투자가들은 600선이 당분간 지지선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 조정이 있을 때마다 저가 매수에 나설 것이라는
입장이다.
SK투신운용 장동헌 본부장은 "심리적으로 대단히 불안정한 상태라
지수가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이고 있지만, 저가 매수세가 살아있기 때문에
급락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전날 발표된 도시근로자 소득과
소비수준, 10월 산업생산지수 등이 시장 예측치보다 높게 나타난 점도
경기가 바닥을 지났을 가능성을 높여준다는 점에서 주가에 긍정적인
요소라는 지적이다.
대한투신운용 이기웅 상무는 "최근 들어 일부 기관들이 펀드 환매를
위해 주식을 매도했지만, 대부분 기관들은 공격적으로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채권시장 랠리(상승세)가 마무리됐고, 경기회복 시기가
가까워져오고 있기 때문에 기관들의 주가전망도 나쁘지 않다는 설명이다.
다만 기관투자가가 저가 매수에 나선다 하더라도 당분간은 소규모에 그칠
전망이다. 개인들이 간접투자상품에 새로 돈을 집어넣지 않는 상황에서,
투신을 중심으로 한 기관들이 주식을 대거 사들이기 힘들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는 일정 수익률을 낸 펀드에 환매(자금인출) 요구가
있을 경우, 오히려 기관들의 주식 매도 물량이 나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펀드평가회사인 제로인의 최상길 이사는 "지난 99년과 2000년
초에 설정된 펀드들이 일정 수익률 이상을 기록했기 때문에 언제라도
환매 요구가 나올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