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가파르게 상승하던 주가가 28일 큰 폭의 조정을 받았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38.08포인트(5.68%) 하락한 632.02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도 폭락, 전날보다 4.29포인트(5.93%) 떨어진
67.99로 장을 마감했다. 연일 상승하던 증시가 27, 28일 이틀 연속
급락하자, 일부에서는 그동안 이어지던 주가 상승세가 끝나고 하락세로
돌아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전문가들은 이날 급락세가 그동안 단기급등한데 따른
조정으로, 주식시장이 추세적인 하락세로 돌아선 것은 아니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다만 앞으로 발표될 미국 경제지표에 따라 조정기간은 다소
길어질 전망이다.
◆ 주가 왜 떨어졌나 =하룻새 주가가 40포인트 가까운 급락세를 보인
것은 무엇보다 매수세의 공백 때문이다. 그동안 서울 주식시장에서
'외끌이' 장세를 펼치던 외국인들이 매도 우위로 돌아서자 기관과
개인까지 매도에 가세하며 주가를 큰 폭으로 끌어내렸다. 교보증권
김석중 상무는 "외국인 지분율이 시가총액의 35%가 넘었기 때문에
외국인 매매동향이 장세에 미치는 영향력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들이 조금만 주식을 팔아도 주가가 출렁일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외국인들은 이날 거래소시장에서 150억원 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고,
코스닥시장에서는 40억원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기관은 342억원 순매수를
기록했지만, 1500억원이 넘는 프로그램 순매수를 감안하면, 이날도
1200억원 이상 주식을 팔아치웠다.
외국인들이 이날 순매도로 돌아선 이유는 전날 미국에서 발표된 11월
소비자신뢰지수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미국 소비자신뢰지수는 82.2로
전달에 비해 3.1포인트 떨어지며 7년 9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월가
예상치(86.5)에도 훨씬 못 미치는 수치다. 이에 따라 27일(현지시각)
나스닥지수는 전날보다 5.26포인트(0.27%) 밀린 1935.97로 장을
마감했으며, 다우지수는 110.15포인트(1.10%) 떨어진 9872.53을
기록했다.
여기에 장중에 터져나온 미국의 이라크 공습 사실이 전쟁확산에 대한
우려를 불러오면서 투자심리가 급랭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미국 시장이 소폭의 조정을 받은데 비해,
서울주식시장의 조정 폭은 너무 컸다고 지적했다. 동원경제연구소 온기선
이사는 "올들어 세계 각국에 비해 2~4배 상승한 우리 주식시장의 '단기
과열'이 조정 폭을 깊게 만든 셈"이라고 말했다. '9·11' 미국
테러사건 이후 저점을 찍었던 지난 9월17일(469포인트) 이후 지난
26일까지 종합주가지수가 45% 가량 단기 급등, 조정이 불가피했다는
지적이다.
◆ 어디까지 조정받을까 =전문가들은 일단 주가가 조정을 받더라도
전고점이던 지수 630선이 1차 지지선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630선은
작년 9월부터 지속된 490∼630선의 상단으로, 최근 거래량이 많았던만큼
강력한 지지선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달 이후 우리 주식시장에서 3조5000억원을 순매수한 외국인이
기조적인 매도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이지 않는데다, 고객 예탁금이
9조5000억원에 이르고, 장기증권저축판매액이 1조원을 넘는 등 풍부한
유동성이 주가를 떠받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여기에다 최근 지속적인 매도세를 보여왔던 기관투자가들이 주식보다는
현금을 들고 있다는 점도 주가의 추가 급락을 막을 수 있는 요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골드만삭스 임태섭 이사는 "종합주가지수가
단기간 조정을 받을 수는 있겠지만, 경기 회복 시기가 멀지 않았기
때문에 큰 폭의 조정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미국 경제지표에서 경기회복 기미가 감지되지 않을 경우 조정
기간은 길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KTB자산운용 장인환 사장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가고는 있지만, 회복 속도는 빠르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종합주가지수가 600~700선을 오가는 새로운
박스권 내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커졌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