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증권사 객장에 나온 투자자의 화두는 새롬기술이었다. 새롬 오상수
사장이 미국 다이얼패드의 파산 위기로 사임한 것을 주식시장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관심이 쏠렸다. 동원경제연구소 구창근 애널리스트는
"다이얼패드의 파산 위기로 '닷컴 기업'들의 적정 주가를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새롬기술은 장중 내내 '팔자'와 '사자'가 치열하게 공방을
벌이며 강보합으로 주가를 마감했다. 다이얼패드의 파산설이 불거져 나온
이후 5일만의 반등세다. 거래량도 899만주를 넘어섰다. 증시 전문가들은
새롬기술이 미국 다이얼패드를 더이상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주가가 선방했다고 지적했다. CEO의 사임이 주가에는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반면 새롬기술의 여파로 다음과 한글과컴퓨터 등 '닷컴 기업'들의
주가는 약세를 보였다. 미국 다이얼패드의 파산 위기로 알 수 있듯이,
당장 수익성이 나지 않는 인터넷 사업부문이 실패로 돌아갈 경우 주가는
큰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한글과컴퓨터도 인터넷
사업부문의 부진을 책임지고 전하진 사장이 자진 사퇴했다.

99년 코스닥 붐을 타고 인터넷 업계의 떠오르는 별이 됐던 1세대
벤처인들이 '기업 실적'과 '미래 비전'이라는 덫에 걸려 사퇴를 하고
있으며 주식시장도 이들의 퇴장에 씁쓸한 박수를 보내는 풍경이다. CEO
사퇴 이후 주가가 상승하는 '역 CEO주가'가 떠나는 경영진을 외롭게
만들고 있다.

'역 CEO주가'가 나타나는 것은 투자자들이 미래 가능성 보다는 '손에
잡히는' 경영실적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초기 사업을 시작한 경영진들이
물러나고 새로운 경영진으로 수혈되면서, 수익성이 없는 사업부문은
과감하게 정리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한 몫을 한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역 CEO주가'를 타고 당장은 주가가 반짝
상승세를 탈 수 있지만, 기업실적이 호전되기 전에는 상승세를
이어가기에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경영진이 바뀐다고 해서 당장
닷컴기업들의 실적이 나아질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새롬기술의 경우 삼성전자와 MPEG-4 기술개발을 제휴하고 유료 기업
인터넷전화 서비스 등을 통해서 수익성 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실적 호전
여부는 요원한 상태다. 교보증권 김창권 애널리스트는 "새롬 주가의
대부분은 다이얼패드로 인한 인터넷전화서비스의 성공기대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미국 내 인터넷 전화서비스가 실패로 돌아감에
따라, 그 피해는 투자자들이 고스란히 떠안게 된 셈이다.

포털업체인 다음도 늘어나는 가입자와 폭증하는 이메일 사용량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글과컴퓨터도 인터넷 사업부문의 부진을 책임지고
전하진 사장이 물러났지만, 실질적으로 기업실적이 호전되는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매달 지불하는 이자 비용과 자회사로 인한 지분평가
손실도 큰 상태이다. 교보 김창권 애널리스트는 "늘어나는 회원과
이메일 사용량으로 닷컴기업들의 투자비용이 계속 늘어나는 것도
기업실적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이번 다이얼패드 파산설로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닷컴 기업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질 전망이다. 동원 구창근 애널리스트는 "닷컴
기업들이 현재의 주가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투자자에게 정당한 실적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