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차이나게이트넷의 정회남입니다. 최근 들어 한국 IT 기업들은 국내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시장을 적극 개척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루에도 몇 건이나 되는 관련기사를 보면,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 시장은 물론 중국을 포함한 동남아 시장에까지 한국 기업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입니다.

일본열도의 북쪽에 위치한 삿뽀로는 온천으로 유명한 매우 아름다운 휴양도시 입니다. 그러나 오늘 제 이야기는 온천과는 조금 거리가 먼, 한국 IT기업들의 해외시장 개척현장 이야기 입니다. 저는 지난 9월 초에, 이곳 삿뽀로에서 개최된 e-SilkRoad 컨벤션에 다녀왔습니다. 이번 컨벤션은 아시아비전그룹(www.asiavision.co.kr)이라는, IT기업에 대한 인큐베이팅/컨설팅을 하는 한국 회사가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일본 삿뽀로 시에서 이를 전격 수용함으로써 이루어졌습니다.

아시아비전그룹에서 제시한 아이디어는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e-SilkRoad로 명명된 이 아이디어는 IT혁명이 진행 중인 아시아의 각 도시를 잇고, 이들 도시 간에 IT를 중심으로 한 비즈니스와, 문화와, 지식이 교류하도록 도와 창조적인 IT도시를 만들어 낸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일본에서부터 한국, 중국, 인도, 유럽에 이르는 '현대판 실크로드'를 개척하자는 이야기인 셈이죠. 한국의 젊은 청년들에 의해 제시된 이 아이디어는 한국의 대전, 일본의 삿뽀로와 후꾸오까, 중국의 션젼과 시안(西安), 인도의 뱅골 등으로부터 서로 자기 도시에서 먼저 개최하게 해달라는 성화를 받을 정도로 매력 있는 것이었습니다.

e-SilkRoad의 출발점으로 삿뽀로를 선택한 이번 대회는 자본, 기술, 아이디어를 가진 기업들을 모두 한 곳으로 불러 모으는 역할을 했습니다. 자본은 적절한 투자처를 찾기 위해, 그리고 기술과 아이디어는 든든한 자금 줄을 찾기 위해 모인 자리인 만큼 참가 기업들은 서로에 대한 필요성은 매우 강하게 느끼고 있었습니다.

컨벤션 현장은 삿뽀로 가든호텔에 마련됐습니다. 대회장의 한 쪽은 세미나가 진행되고 있었으며, 다른 한 쪽에는 기업들이 부스를 설치해 전람회를 개최하고 있었습니다.

세미나실에서는 아시아 IT산업의 미래와 각 도시간 협력구조에 관한 열띤 토론이 전개되고 있었습니다. 일본은 일본 나름대로 경제 대국의 자신감이 배인 목소리로, 중국은 중국대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경제력을 배경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었습니다. 그 가운데에서 한국은 적절한 중재자 역할을 하며 실익을 챙겨보려 하지만 쉽지 만은 않은 모습이었습니다.

전람회장은, 일본 측에서는 주로 자본과 기술을 보유한 대기업 위주로, 한국 측에서는 주로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IT기업 위주로 부스를 설치하고 있었습니다. 한국과 일본에서 각각 약 40여 개 기업이 참가한 조촐한 전람회였지만, 전람회장은 연일 관심을 갖고 찾아온 사람들로 붐볐습니다.

이번 대회 개최의 주 목적은 일본의 자금을 한국 IT기업에 연결해주는 것이었으며, 일부 기업은 대회 개최 이전에 이미 투자 여건을 만드는 작업을 마무리 하기도 했습니다. 일본 자본은 우수한 기술을 보유한 한국 IT기업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으며, 지금도 상당 건은 상담이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차기 개최지를 중국으로 선정한 것이나, 대회 전에 일본측에서 중국을 반드시 끌어들이고 싶어 했다는 점 등으로 미루어, 일본 자본이 동시에 중국 IT기업에도 굉장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중국 기업은 외국 자본을 끌어들이는데 매우 적극적입니다. 더군다나 이 행사가 내년에 다시 중국 션젼에서 개최되는 것으로 결정된 상황에서 한국 기업들은 어찌 보면 중국 기업들과 자금유치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인지도 모릅니다.

물론 일본 자본을 유치하는 것이 세계를 무대로 하는 기업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중국조차 극복하지 못하고서 세계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이 설 자리를 찾는다는 건 매우 어렵지 않을까 하는 게 제 생각입니다. 모두 다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중국 기업과는 기술력 하나만으로 경쟁우위를 비교할 수 없습니다.

노동의 질과 양, 시장의 크기, 정부의 정책 등 다각적인 측면에서 비교해야 하는데, 사실 어느 것 하나 우리가 중국을 완벽하게 이기고 있는 것이 없습니다. 우리의 기업과 정부가 여기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우리 기업들은 세계 시장에서 중국에 자꾸 밀리게 될 것입니다.

지난 번 중국 션젼 증권거래소에 대한 아시아비전그룹의 아이디어 브리핑이 끝났을 때, 증권거래소장이 한 말을 저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한국 청년들이 굉장히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가지고 왔다. 그런데 어떻게 돈을 벌 것이냐? 우리 그것을 함께 생각해 보자"고 한 것입니다. 이처럼 중국인들 대부분은 돈의 흐름에 매우 밝습니다. 우리는 그들과 경쟁해서 돈의 흐름을 한국쪽으로 바꿀 수 있어야 합니다. 저는 어렵지만 우리나라 기업가라면 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IT클럽 리포터 정회남 드림 webmaster@chinagat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