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다음달부터 기업들의 해외 CB(전환사채)와 BW(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에 대한 규제가 대폭 강화된다. 해외 CB는 일정 기간(3개월 혹은
1년)이 지난 후에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채권이며, 그동안 불법
주가조작이나 상속 수단으로 악용되는 사례가 많았다.
금융감독위원회는 5일 '코스닥시장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안'을
발표하고, 해외 CB와 BW의 발행 및 주식 전환 조건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위는 이 규정을 코스닥등록 기업뿐 아니라 거래소
상장기업에도 적용할 예정이다.
금융감독원 강병호 부원장은 "최근 이용호 스캔들에서
나타났듯이, 해외 CB와 BW가 편법 외자유치 및 '주가 띄우기' 수단으로
변질되는 사례가 많았다"며 "국내 투자가들이 갓 발행한 해외 CB를
재매입할 경우 주식 전환 시점을 대폭 연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CB·BW 발행에 대한 규제는 크게 두 가지로 진행된다. 일단 해외
CB를 발행한 이후 1년 이내에 국내 투자가들이 이를 재매입할 경우,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시점이 현행 3개월에서 1년으로 대폭 늦춰진다.
금감위는 "1년 이내에 내국인이 해외 CB를 매입할 수 없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한 경우에만 3개월 이후부터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일부 기업들과 금융 브로커들이 말레이시아
라부안·버뮤다와 같은 조세회피지역(tax haven)에 페이퍼 컴퍼니(유령
회사)를 설립해 놓고 편법으로 해외 CB를 재매입하는 사례가 줄어들
전망이다. 이번 '이용호 주가조작'도 국내 투자가가 외자유치를 핑계로
해외 CB를 발행한 뒤, 이를 즉각 재매입해 주가를 띄운 뒤, 막대한
시세차익을 올린 것이다. 현행 해외 CB는 공모 발행 이후 3개월 후부터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
해외 CB·BW 발행에 대한 공시 요건도 대폭 강화된다. 현행 CB와
BW는 '유가증권신고서 제출'과 같은 투자자 보호 절차 없이 간단한
신고만으로 발행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이 해외 CB와 BW 발행을
'외자유치'로 오인하는 바람에 주가가 이상 급등하는 사례가
많았다.
강병호 부원장은 "앞으로는 해외 CB 발행기업들이 유가증권신고서에
준하는 내용으로 공시를 하도록 의무화할 것"이라며
"규제개혁위원회의 승인이 나는 대로 이 제도를 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해외 CB·BW발행 기업들은 앞으로 단순한 발행 목적
외에 회사개황·사업목적·관계회사현황·발행이후 재무제표와 같은 세부
항목을 공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