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테러 참사로 전쟁 발발 가능성이 높아지자 세계적인 보험사들이
항공·선박업체에 대해 전쟁보험료를 대폭 물리기로 결정, 국내
항공·해운업계가 울상을 짓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영국 로이드 보험사로부터 10월과 11월 두
달 동안 전쟁기체보험료를 새로 부과하고, 승객 1인당 1.25달러씩의
전쟁배상책임보험료도 매기겠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전쟁기체보험과 전쟁배상책임보험이란 자동차보험의 특약처럼, 전쟁이
예상되는 위험 지역을 갈 때 추가로 가입해야 하는 보험을 말한다.


그동안 아시아나항공이 로이드에 낸 보험료는 1년 동안 모두
183만6000달러(약 24억원)쯤 됐다. 하지만 10~11월 두 달 동안에
306만달러(약 40억원)나 되는 전쟁보험료를 추가 부담하게 됐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대한항공도 두 달간 전쟁보험료로만 고스란히
570만달러(약 74억원) 가량을 더 물어야 할 판국이다.


해운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세계 주요 보험사들은 현대상선·한진해운
등 국내 해운선사에도 '전쟁보험료를 5배 가량 올리겠다'고 통지했다.
보험료 인상분은 업체마다 조금씩 다르다.


평균 5배 올랐다고 가정할 경우, 현대상선이 내야 할 전쟁보험료는 월
평균 3만9000달러(약 5050만원)에서 19만5000달러(약 2억5000만원)로
높아진다. 한진해운은 보험료가 한 달에 2만5000달러이던 것이
12만5000달러로, SK해운은 월 1만달러에서 5만달러 수준으로 인상된다.
이에 따라 보험료가 대폭 오르면, 운임 인상도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세계 주요 재보험사들은 지난 17일 런던에서 '전쟁보험료율 위원회'를
열고 이같이 보험료를 올리기로 결정했다. 또 종전에 전쟁위험지역으로
분류해놓은 이라크·유고·앙골라·리비아 등 12개 지역 외에
파키스탄·오만·이집트·알제리·시리아·홍해·예멘을 새로 추가했다.


국내업체들은 전쟁보험협의체가 '전쟁보험료 인상안을 수용하지 않는
업체는 아예 전쟁보험 가입대상에서 제외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보험료 인상을 감수해야 하는 형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