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남(27)씨는 인터넷 서점 '알라딘(www.aladdin.co.kr)'의 문학 담당
에디터(editor·편집자)다. 매주 10여권씩 나오는 신간들을 읽은 뒤 2편
정도를 골라 서평(리뷰)를 쓴다. 김씨의 서평은 인터넷 서점 독자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고, 실제 판매량에도 영향을 미친다. 최근
김씨가 리뷰를 쓴 '우리가 만난 작가들'이란 현직 기자의 책은
알라딘에서만 매일 수십 권이 팔려, 예상 판매량을 훌쩍 뛰어 넘었다.

인터넷 서점 에디터는 온라인 서점과 함께 등장한 IT(정보기술)시대
신직업이다. 문학·인문학·사회과학 등 담당 분야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필력은 기본이고 책에 대한 애정이 있어야 한다.
오프라인에서는 신문사 책 기자가 쏟아지는 책을 걸러내는
역할(필터링·filtering)을 한다면 인터넷에서는 이 작업을 에디터들이
맡는다. 김씨는 "신문기자는 작품을 혹평할 수 있지만, 우리는
서점이라 '책 사지 말라'는 혹평은 못한다"며 "리뷰를 안 쓰는 것이
곧 혹평"이라며 웃었다. 서평이 없거나 한두 줄 밖에 없는 책은 적어도
에디터들이 보기엔 '별로'라는 말이다.

그렇다고 김씨가 '한가하게' 리뷰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하나의 책을
'팔려고' 작정했으면 책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 각 신문사들의 리뷰,
독자들의 서평을 묶어 하나의 웹 페이지로 만들어야 한다. 따라서 간단한
웹 편집 능력도 있어야 한다. 오프라인 서점은 책 광고 방법이 극히
한정되어 있지만, 온라인 서점에서는 관련 사이트를 연결할 수도 있고,
리뷰와 독자들의 서평도 함께 묶을 수 있다. 김씨는 "오류가 많은
책인지 모르고 대충 추천했다가 네티즌들로부터 호된 질책을 받을 때가
제일 괴롭다"고 말했다.

문화부 기자들과 비슷한 일은 하는 김씨는 실제 중앙 일간지 문화부
기자였다. 서울대 환경대학원을 졸업한 김씨는 99년 신문사 공채에서
1등으로 입사했다. 어릴 때 꿈이 '사서'였다는 김씨는 학창시절
과학공부에 전념한 뒤 결국 책이 좋아 신문사를 지원했고, 조금 더 책과
가까이 있고 싶어 온라인 서점으로 옮겼다고 했다.

김씨는 "인터넷 서점의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서비스를 처음 봤을
때 느낀 감동을 지금도 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공상과학과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김씨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쓴 소설가 겸
번역가 이윤기씨를 가장 좋아한다. 그 역시 멋진 번역가를 꿈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