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도 '자동차 모듈 생산'시대가 열린다.

모듈 생산이란 자동차에 들어가는 2만여개의 작은 부품을 대형
부품회사가 6~7개 덩어리로 묶어 중간 부품(모듈 부품)으로 만들면,
자동차 업체가 이를 조립해 완성차를 만드는 선진국형 생산 방식이다.
다임러벤츠·BMW·GM·포드 등 세계 굴지의 자동차 업체들은 원가 절감과
품질 향상을 위해 이 방식을 도입, 이미 시행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독일 보쉬 등 세계적인 부품 업체들과 모듈 부품
생산을 위한 제휴계약을 체결했다. 모비스는 내년부터 모듈 부품을 생산,
현대·기아차에 공급할 계획이다. 모듈생산 방식을 도입하면
현대·기아차는 200단계에 달하는 조립공정을 10~20단계 수준으로
줄이고, 부품 조립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량률을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계기반·운전대 등 운전석 모듈 부품은 미국
텍스트론사와 공동으로 설립하는 합작법인에서 생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섀시모듈은 독일 ZF와 에어백은 미국 브리드와 ABS는 독일
보쉬와 각각 기술제휴를 맺고 생산한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는 모듈 부품 생산 계획에 모두 1500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우선 울산공장에 100억원을 투자해 연간 80만대의 섀시모듈 생산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또 에어백 연구 개발을 위해 이미 130억원을 투자, 올
연말부터 연간 200만대 규모의 차세대 '스마트 에어백'을 생산한다고
말했다.

ABS 생산에는 200억원을 투입할 방침이다. 현대모비스 정수경 팀장은
"독일 보쉬와 공동개발하는 ABS(브레이크 잠김 방지장치)는 차세대
제품인 TCS(가속시 미끄러짐 방지장치)와 ESP(급회전시 제동력
향상장치)"라고 말했다.

현대차 그룹이 모듈 생산 방식 도입을 서두르는 것은 선진 자동차
업계에서는 모듈 생산 방식이 이미 대세로 자리잡았기 때문.
한규환 부사장은 『우리나라 자동차 업계가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모듈 생산 방식의 도입을 조속히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모듈 생산 방식은 자동차 업계에 획기적인 생산성 향상 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자동차공업협회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
랜드로버 자동차 공장은 90년대 중반 '모듈 생산' 방식을 도입한 이래
생산 대수가 연간 18만대에서 35만대로 늘어났다. 또 1인당 연간 생산
대수도 4000대에서 7778대로 증가했다. 반면 불량품 수는 100만대당
5000대에서 8대로 크게 줄었다는 설명이다.

자동차산업연구소 안수웅 연구원은 "현대모비스가 모듈 부품을 본격
공급하면 현대·기아차는 생산원가를 20%가량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부품업계에도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모듈 생산 방식이 도입되면 현대모비스는 국내 자동차 부품시장의 70%를
차지하는 초대형 부품업체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반면 지금까지
현대·기아차에 ABS·에어백·전장품을 공급해온
㈜만도·성우·현대오토넷 등은 납품물량 감소로 매출이 급감할
전망이다.

또 현대차에 납품을 하는 1차 협력업체들은 앞으로 현대모비스의 요구에
따라 발주 상품만 생산하는 2차 협력업체로 전락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