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서머 랠리(여름철의 주가단기급등) 대신
서머 밸리(valley)가 왔다"는 자조적인 표현이 나오고 있다.
상당수 전문가들이 7월초부터 주가가 반등세를 보일 것이라고
지적했지만, 막상 주가는 깊은 골(밸리)로 떨어졌다는 얘기다.

20일 서울 주식시장에서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8.03포인트(1.47%)
하락한 537.71로 마감했다. 심리적 지지선이라던 540선이 무너졌다.
코스닥지수도 전날보다 1.30포인트(1.90%) 떨어진 67.08을 기록했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다소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500선까지 밀릴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반대로 "이제 다 내려온 것 같다"는
낙관론도 조금씩 등장하고 있다.

20일 주가하락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첫번째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의 실적이 악화됐다는 소식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19일(현지시각) 1분기(7~9월) 매출액이 월가 전문가들의 예상치에 훨씬
못미치는 60억~62억달러에 그치고, 주당 이익은 39~40센트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나스닥선물지수가 급락했으며, 한국 증시에도
좋지않은 영향을 주었다.

삼성전자의 실적부진 소식도 악재로 작용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IR(기업설명회)를 통해 2분기 세후 순이익이 88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으나, 주식 투자자들은 "3분기에는 실적이 더 악화될 것"이라는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에 더 주목하는 분위기였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대비 0.56%(1000원) 떨어진 17만6000원으로 마감했다.

두번째는 외국인들의 선물매도다. 외국인들은 이날
지수선물시장에서 3443계약을 순매도했다. 이 때문에 선물가격이 크게
빠지면서 선물과 연계된 프로그램 매물이 흘러나왔다. 이날 쏟아진
프로그램 순매도액은 1129억원에 달했다. 다만, 외국인들이 한국시장
자체를 어둡게 봤기 때문에 대규모로 선물을 순매도한 것은 아니라는
견해가 많다. 이날 외국인들은 거래소시장에서 216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서울 주식시장의 장래가 어둡다면 현물시장에서도
순매도세를 보였으리라는 논리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주가가 본격적인 상승세로 돌아서기까지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증권 이종우 투자전략팀장은
"반도체 경기가 상승세로 돌아서지 않는 한 증시 분위기가 호전되기는
힘들 것"이라며 "4분기에나 주가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작년 9월 이후 거래소시장은 490~630권 안에서 주가가 오르내리는
'박스권 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번에도 주가는 박스권 아랫부분인
500선까지 빠질 가능성이 크다는 견해다.

반면, 일부에서는 대체로 주가하락이 마무리됐다는 의견도 나오기
시작하고 있다. KTB자산운용 장인환 사장은 "20일 하루 동안 1100억원이
넘는 프로그램매도가 쏟아진 것에 비하면 오히려 하락폭이 작았다"며
"7월 말~8월 초에는 상승세로 돌아설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