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제양 돌리가 태어났을 때 많은 불임 부부들이 마음을 설?지만 곧
실망하고 말았다. 비록 자식을 갖더라도 엄마나 아빠 둘 중의 한 사람의
복제품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
그런데 남자가 정자를 전혀 만들지 못해도 아빠와 엄마의 유전자 모두가
전달된 아이를 가질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
지난 10일 호주 과학자들은 생쥐의 체세포와 난자를 수정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멜버른 소재 모나시대
생식·발생연구소 오를리 라참-카플란(Orly Lacham-Kaplan)
박사팀은 수컷 생쥐의 체세포를 암컷 생쥐의 난자에 넣어 수정란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일부 불임 전문가들은 '복제로 인한 윤리적 문제가
없는 기발하고 놀라운 방법'이라며 탄성을 자아냈지만, 다른 한편에선
이 새로운 방법에 대해 여전히 강한 반감을 표시하며 당장 실험을 중지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라참-카플란 교수와 이메일로 인터뷰를 가졌다.
▲언제 이런 생각을 하게 됐나?
―남성 불임환자들을 상대할 때마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생물학적으로 자신의 아이를 가질 수 없는 남자들을 많이 봤다. 문득
정자 대신 그들의 체세포를 배우자의 난자를 수정시키는 데 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떠올랐다.
▲어떤 식으로 수정란을 만들었나?
―생쥐에서 체세포를 떼어내 난자에 집어넣었다. 그리고 화학적으로
처리해 여분의 염색체를 제거했다. 그러자 염색체 수가 정상인 수정란이
만들어졌다.
▲이렇게 만든 수정란을 생쥐의 자궁에 착상시켰나?
―아직 그 단계까지는 가지 않았다. 실험의 성공 여부를 증명하려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이렇게 만든 수정란을 받은 생쥐가 정상적인
새끼를 낳아야 한다.
▲이 실험이 성공한다면 언제쯤 정자를 만들지 못하는 남성들이 이 방법을
쓸 수 있다고 생각하나?
―이 실험에 성공하더라도 사람에 적용하기 전에 다른 동물들을 대상으로
더 많은 실험을 해야 한다.
▲당신은 이 방법이 복제양 돌리 만들기보다 윤리적이라고 생각하나?
―나는 복제는 반대한다. 그것은 결국 재앙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 방법을 쓰면 레즈비언 커플도 각자의 유전자가 들어있는 아이를 얻을
수 있다. 생물학적으로 여성인 아빠를 갖는 여자 아이(여성 아빠의
체세포의 성염색체쌍은 XX이므로 여아만 태어날 수 있다)가 태어난다는
얘긴데….
―나는 물론 레즈비언 커플을 위해 이 방법을 개발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방법이 잘 작동한다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고는 나도
장담할 수 없다.
( 강석기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