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아내와 함께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 수족관을 찾은 회사원
한모(32)씨는 입장료(성인 1인당 1만4500원)를 한 푼도 내지 않았다.
즉석에서 삼성카드 회원에 가입함으로써 수족관 무료 입장권을 받았기
때문이다. 한씨는 "카드 연회비(5000원)보다 입장료 절감액이 훨씬 커
카드 한 장을 더 만들었다"고 말했다.
신용불량자를 양산하는 주범처럼 인식되고 있는 신용카드도 활용하기에
따라선 이처럼 짭짤한 재테크 수단이 될 수 있다. 게다가 올해부터
카드사용액에 대한 세액 공제 혜택이 작년보다 2배로 확대되기 때문에
아무리 하찮은 소액이라도 현금 대신 카드로 결제하는 습관을
들이면 연말 정산 때 적지 않은 세금을 환급받을 수 있다. 즉,
신용카드에 관한 한 최대한 '얌체 고객'이 되는 것이 돈을 버는
비결이다. 우선 카드사가 제공하는 각종 공짜 및 할인서비스를 100%
활용하고, 카드 사용액에 비례해 누적되는 마일리지(milage)나 포인트
점수도 최대한 현금화하는 지혜를 발휘해 보자.
◆ 쏟아지는 공짜서비스 =BC·LG·삼성카드 회원은 1년 내내
롯데월드·서울랜드·우방랜드(대구)·통도환타지아(부산)·
광주패밀리랜드·대전꿈돌이랜드 등 놀이공원에 공짜로 들어갈 수 있다.
이들 놀이공원의 입장료는 1만원 안팎이다. 또 삼성카드의 경우
프로야구·축구 경기에 카드만 제시하면 공짜 입장이 가능하다. 카드
연회비가 1만원 정도라고 보면 두 번(입장료 5000원)만 가면 본전을 뽑을
수 있다. 이런 서비스가 가능한 이유는 카드사가 입장료를 대신 내주기
때문이다. 삼성카드의 경우 지난해 회사가 고객 대신 지불한 입장료
비용만 무려 70억원대에 이른다.
BC카드사는 올 여름 회원들에게 충남 태안군 안면도 꽃지해수욕장에서
숙박시설·샤워실·놀이기구 등 각종 편의시설을 공짜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외환카드는 회원에게 면세점(DFS)에서 물건(80달러 이상)을 사면
10달러씩 깍아 주는 쿠폰을 주고, 오는 9월 말까지 신규 회원에게는
연회비(3000원~2만원)를 1년간 면제해 준다.
LG카드 여성 회원은 무료 성형 보험에 공짜로 가입할 수 있다. 사고로
얼굴에 상처가 나면 치료비와 성형수술비를 최고 1000만원까지 보상해
준다. 지금까지 150여명의 고객이 이 서비스 혜택을 봤다.
동양카드(아메리칸엑스프레스 카드) 회원은 올 여름 색다른 휴가를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최고급 외제 승용차 벤츠를 3박4일 동안 공짜로
이용할 기회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수혜대상은 1만포인트 이상
사용실적을 가진 회원들이다. 포인트란 카드 사용실적에 따라 쌓이는
점수로, 1000원당 1포인트가 쌓인다. 즉, 지금까지 1000만원 정도 썼다면
외제차 공짜 렌트의 기회를 노릴 수 있다.
한빛모아카드 회원이 되면 현대정유 주유소에서 1ℓ당 30원씩 기름값을
깍아준다. 월 200ℓ씩 1년에 2400ℓ를 쓰는 사람이라면 연 7만2000원을
절약할 수 있다. 다른 신용카드사들도 정유사와 제휴해 거의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카드사간의 판촉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무이자 할부 서비스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대부분의 카드사들이 무이자 3개월 할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최근 들어 무이자 기간을 6개월까지 늘려주는 서비스까지
등장하고 있다. 만약 100만원어치 물건을 6개월 할부로 구입할 경우
절감하는 이자부담이 7만원에 이른다.
◆ 마일리지(포인트) 재테크 =신용카드 뿐 아니라 각종 서비스카드
회원이 되면 고객의 사용실적에 따라 '마일리지' 또는 '포인트'
점수를 받는다. 카드수가 워낙 많고, 점수도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어 이
것이 돈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많지 않다. 하지만
무용지물처럼 여기는 이런 마일리지도 모으면 '현금'이 될
수 있다. 최근엔 인터넷 공간에 '사이버 마일리지 거래소'가 등장해
카드 마일리지(포인트)를 사고 파는 사람이 크게 늘고 있다.
포인트파크(www.pointpark.com)가 대표적. 작년 3월 마일리지 매매 중개
서비스를 시작한 이 사이트는 현재 회원수가 88만명에 달한다.
이 사이트 회원인 회사원 박모(35)씨는 최근 자신이 사용하고 있는
이동통신 업체로부터 접이식 자전거를 경품으로 받았다. 경품을 받기
위해 필요한 포인트는 4만 점. 하지만 박씨가 모아놓은 포인트는 2만
점에 불과했다. 1만원당 1점이 적립되는 포인트 적립률을 감안하면
앞으로 200만원 이상을 더 써야 도달할 수 있는 포인트였지만,
신용카드와 주유소에서 적립한 포인트를 휴대폰 업체의 포인트로
전환시켜 4만 포인트를 만들 수 있었다.
좀 극단적인 계산법이긴 하지만, 동양카드 회원의 경우 982만 포인트를
모으면 5400만원짜리 최고급 벤츠 승용차를 공짜로 얻을 수 있다.
BC카드의 경우 6월 말 현재 전체 회원(1600만명)이 보유한 포인트가 무려
580억 포인트나 쌓여 있다. 1포인트가 1원에 해당하니까 무려 580억원
어치에 달한다. 삼성·LG카드 등 다른 카드사들도 비슷한 규모의
포인트가 쌓여 있다.
각종 신용카드 포인트를 항공 마일리지로 전환해 공짜 항공권을 얻는
것도 마일리지 재테크의 한 방법이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6월 말 현재
430억 마일이 쌓여 있고, 이중 고객이 실제 사용한 마일리지는 82억
마일에 불과하다. 항공 마일리지를 돈으로 환산하면 1마일당 13원꼴. 즉,
452억원의 현금이 은행 휴면예금처럼 잠자고 있는 셈이다.
휴가철을 앞두고 해외여행을 계획 중인데, 항공료 부담때문에 망설이고
있다면 가족들의 '포인트 자산'를 잘 체크해보자. 카드사들은
대개 신용카드 사용액 1000원당 1마일의 항공 마일리지를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