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복합기'의 등장으로 사무실이 똑똑해지고 있다. 디지털
복합기는 복사기와 레이저 프린터, 팩시밀리, 스캐너의 기능을 한 데
묶은 제품. 신도리코·롯데캐논·후지제록스 등의 복사기 업체와
삼성전자·휴렛팩커드(HP) 등의 프린터 업체들이 시장 선점을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
디지털 복합기는 내부에 하드 디스크를 내장, 복사·스캐닝·프린트한
내용을 저장할 수 있다. 쉽게 말해, 복사하고자 하는 종이 한 장을
복사대 위에 올려 놓으면 그 내용을 복합기가 인식해 순식간에 여러 장을
복사하는 것이다. 한 장을 복사할 때마다 빛이 왔다갔다 하는 아날로그식
복사기와 다른 점이다. 복사 속도도 빨라, 1분에 최대 70매까지 복사가
가능하다.
한 장만 복사하면 되는데 앞의 사람이 여러 장을 복사하고 있을 때,
중간에 복사를 잠시 멈출 수도 있다. 복사 용지에 쪽수, 원하는 문구
등을 새겨 넣을 수도 있다. 스테이플이나 펀치도 원하는 위치를 지정하면
최대 50장까지 한 묶음으로 찍어준다. 게다가 똑똑한 복사기는 여러 장의
원고를 한 장으로 편집해주기도 하고, 지저분한 부분은 알아서 깨끗이
지워준다.
컴퓨터에서 작업한 문서를 일반 레이저 프린터로 인쇄하려면 빨라야
1분에 16매 정도다. 그러나 이 복합기를 이용하면 복사 속도와 인쇄
속도가 같다. 1분에 70매까지 인쇄가 가능하다는 얘기. 프린터가 종이 한
장을 인쇄하는데 50원 가량이 드는 데 반해, 복사기는 장당 20원
정도밖에 안 되기 때문에 비용 절감 효과도 크다.
직원들의 컴퓨터와 복합기가 네트워크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컴퓨터에서
작업한 문서를 직접 팩스로 보낼 수도 있다. 급히 사진을 보내야 할 때
복합기에서 직접 사진을 스캐닝해 그 자리에서 이메일로 보내는 것도
가능하다. 심부름꾼의 역할까지 복합기가 모두 대신하는 것이다.
그러나 디지털 복합기는 아직 비싼 게 흠이다. 시장에서 많이 팔리고
있는 신도리코의 '아피시오(Aficio)270'의 경우 스테이플 찍기, 받은
팩스 디지털 문서로 바꾸기 등 모든 기능을 완벽하게 갖추려면 1200만원
정도가 든다. 신도리코 영업기획과의 정진용 과장은 "초기 설치 비용은
높지만 유지 비용이 적기 때문에, 무역회사처럼 팩시밀리와
복사기·프린터 사용이 많은 곳에서는 6개월이면 비용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팩시밀리, 스캐너 등은 모두 옵션(선택 사항)이기 때문에 복사기
기능만 먼저 구입한 후, 순차적으로 덧붙일 수도 있다. 레이저 프린터를
기반으로 다른 기능을 추가한 삼성·HP의 복합기는 40만~50만원대로
복사량이 많지 않은 기업에 적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