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의 신탁상품이 다양해 지고 있다. 은행들이 한동안 판매를
중단했던 신노후생활연금 신탁 상품을 재판매하고 있고, 기업어음·
회사채에 투자해 만기까지 보유함으로써 사실상 확정금리를 기대할
수 있는 '특정금전신탁'의 출시도 잇따르고 있다.
은행권에서 신탁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는 것은 최근 시중 실세 금리가
안정세를 보이고 주식시장이 호조를 보임에 따라 투자 리스크(위험)가
줄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 어떤 상품이 나오고 있나= 신노후생활연금신탁과 특정금전신탁에
집중되고 있다. 신노후생활연금신탁이란 신탁상품 중 유일하게
예금자보호법이 적용되는 상품이다. 투자손실이 발생하더라도 은행측이
원금지급을 보장해 준다.
원래는 목돈을 예치하고 매달 일정액의 연금을 받을 수 있는 노후대비
상품으로 개발됐으나, 1년만 예치하면 중도해지수수료가 없기 때문에
1년짜리 단기 투자상품으로 인기가 높다. 하지만 은행 입장에선 손해가
나면 모두 떠안아야 하는 부담때문에 일부 은행들은 아예 판매하지
않거나, 판매를 중단했던 상품이다.
그러다 조흥·외환은행이 지난 4월부터 다시 상품을 팔기 시작했고,
국민·기업은행도 이달부터 팔고 있다. 기업은행은 지금까지 채권형
상품만 판매해 왔지만 최근 주식시장의 호조세를 감안해 주식에 최고
10%까지 투자할 수 있는 주식형 펀드를 내놓았다.
국민은행도 지난 4월 판매를 중지했던 신노후생활연금신탁을 이달부터
2000억원 한도내에서 다시 팔고 있다. 국민은행 신탁부 권순영 팀장은
"시장 실세금리가 안정세를 보임에 따라 수익률 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해 상품판매를 재개한다"고 말했다.
특정금전신탁은 기업어음·회사채에 투자해 만기까지 보유함으로써
사실상 확정금리를 보장하는 상품이다. 예를 들어 3개월짜리 신탁상품의
경우 만기 3개월짜리 기업어음이나 3개월 후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만
편입함으로써, 채권 시가평가와 상관없이 확정금리를 받을 수 있다.
◆ 투자시 유의할 점= 신탁상품은 채권 시가평가 방식을 적용받기
때문에 가입시점을 잘 선택해야 한다. 가입시점에 따라 수익률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지난 2월 국고채 금리가 연 5% 이하였을
때 펀드에 가입한 고객은 국고채 금리가 6.3%(3년물 기준) 수준이었던
4월 말에 가입했던 고객보다 수익률이 저조할 수 밖에 없다. 채권값이
한참 비쌀 때 채권에 투자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주가가 천정권일
때 간접투자상품에 가입한 사람이 그 이후 주가하락으로 손실을 보는
것과 같은 이치다. 따라서 채권값이 싸거나 앞으로 오를 여지가 커
보일 때 가입하는 게 좋다.
특정금전신탁의 경우 가입할 때 자신의 투자금이 어떤 기업어음이나
회사채에 투자되는 지를 잘 살펴야 한다. 은행측은 만기까지 채권을
보유하기 때문에 금리변동에 따른 투자리스크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지만,
펀드에 편입한 기업어음이나 회사채의 발행 기업이 망하면 그 손실은
고객이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은행들이 신용등급이 우수한
기업어음·회사채를 선별 편입하고 있지만, 투자기간(보통 3개월)내에
탈이 없을 기업인 지를 잘 체크하는 것은 투자자들이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