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식시장의 대들보인 삼성전자 주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D램 가격 폭락으로 2분기(4~6월) 실적이 악화될 것이란 전망에도 불구,
삼성전자 주가는 한달 동안 22만~23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반도체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 주식을 사고 싶어도 못살 것"이라는 심리가
작용한 덕분이다. 30일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새벽에 끝난 미국
나스닥시장에서 반도체 주식들이 급락한 데다, 전날 급등에 따른
차익매물이 쏟아져 전일보다 8500원(3.66%) 떨어진 22만3500원으로
끝났다.
삼성전자의 실적 전망은 어두운 편이다. 국내 주요 반도체
애널리스트들은 대부분 "삼성전자는 2분기 당기 순이익이 6000억원대를
기록, 1분기의 절반 수준이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는 주력 사업인 D램과 TFT-LCD(박막 액정표시장치) 사업에서 고전하고
있기 때문. 수출 주력 제품인 128메가 싱크로너스 D램의 아시아
현물가는 29일 2.63달러를 기록, 원가를 훨씬 밑돌고 있다.
훨씬 심각한 것은 그 동안 삼성전자가 독점적인 지위를 누리고 있던
특수 메모리반도체의 가격도 크게 떨어지고 있다는 것. 64메가 EDO
D램(서버컴퓨터용 메모리)의 경우 올 1월에 개당 가격이 11달러였지만
현재는 5달러로 떨어졌다. 삼성전자에 엄청난 순이익을 안겨 주었던
램버스 D램(펜티엄 4 PC에 내장하는 초고속 메모리) 가격도 올 1월에
개당 18달러(128메가 기준)였지만, 현재는 생산량이 급증하며 11달러까지
내려온 상태다.
더욱이 향후 반도체 경기 전망도 밝지 않다. 그동안 메모리반도체 경기가
3분기부터 회복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지만, 최근 들어 '올
4분기에나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고, 본격 회복은 내년 이후가 될
것'이라는 시각이 힘을 얻어가고 있다. 대우증권 전병서 수석연구원은
"3분기 말쯤 가야 저점을 통과할 것이고, 본격 회복은 내년
1분기쯤이 지나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외국계 증권사의 시각은 더 어둡다. 모건스탠리딘위터(MSDW)증권 구본준
연구원은 최근 삼성전자 보고서를 통해 "올 4분기에 D램이 반짝
회복세를 보이더라도 내년 1분기에 다시 하강할 것"이라며 "내년
3분기에 진정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모건스탠리는
삼성전자의 투자등급을 '시장수익률 상회'에서 '중립'으로
하향조정했고, 올해 예상 순이익도 17%정도 낮춰잡았다. 메릴린치 증권도
30일 "D램업체들의 재고가 오히려 늘고 있고, 3분기에 회복될 것이라는
신호를 전혀 발견할 수 없다"는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하지만 악재 투성이의 지뢰밭 속에서도 애널리스트들은 '삼성전자
주가가 급락할 가능성은 적다"고 말한다. '반도체 가격 폭락'
'저조한 2분기 실적'이라는 대형 악재가 이미 주가에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WI카증권 김기태 이사는 "메모리 반도체 경기의 펀더멘털이 좋지 않다는
것은 이미 오래된 뉴스"라며 "중요한 것은 투자자들이 머지 않아
반도체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KTB자산운용 장인환 사장도 "반도체 경기가 안 좋으니까 주가 상승세가
이 정도에서 멈추고 있는 것"이라며 "만약 반도체 가격이 반전된다면,
종합주가지수가 급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