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Y씨는 『보증빚을 갚으라』는 은행의 독촉장을 받고 깜짝
놀랐다. 다른 사람의 빚 보증을 서준 일이 없기 때문이다. 은행에
알아보니 97년 돌아가신 아버지가 친구에게 서준 보증이었다.
Y씨는 『상속받은 재산도 없는 데 아버지 빚보증을 갚아라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상환을 거부하고 금융감독원에 민원까지 냈다. 하지만 그의
민원은 「이유 없다」는 판정을 받았고, 결국 아버지가 섰던 보증빚을
고스란히 물어줘야 했다.
Y씨가 황당한 일을 당한 것은 아버지가 연대보증을 섰다는 사실을 몰랐기
때문이다. 돌아가신 아버지가 친구를 위해 연대보증을 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법원에 『아무것도 상속을 받지 않겠다』고 신고를 해
보증빚이 대물림하는 것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우리 주변에는 Y씨처럼 당혹스런 일을 당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그러나 앞으로 금융감독원이 제공하는 「상속인 금융거래조회
무료서비스」를 이용하면, 몰라서 재산피해를 입는 일을 상당히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
「상속인 금융거래조회 무료서비스」란 상속을 해주는 사람이 어느
정도의 재산과 빚을 가지고 있는 지를 알아볼 수 있는 시스템이다. 예를
들어 부모님이 아무 유언을 남기지 않고 돌아가실 경우 금융감독원
소비자보호센터에 찾아와 물어보면 『A은행에 예금계좌와 대출 계좌가
있고, B신용금고에 보증채무가 있다』는 식으로 피상속인의 금융거래
내역을 알려준다.
종전에 이 서비스를 통해 자식들이 부모님의 재산에 관해 알 수 있었던
부분은 예금과 대출거래 계좌에 국한됐다. 하지만 오는 7월 2일부터
피상속인의 보증채무 현황도 알려준다. 따라서 이 서비스를 통해
돌아가신 부모님의 재산 내역을 알아본 다음, 장차 물려받을 빚이
유산보다 더 많다면 법원에 상속 포기 신고를 하여 억울한 피해를 막을
수 있다.
금융감독원은 또 사망자 외에 실종자와 심신상실자의 금융거래와
보증채무도 「금융거래조회 무료 조회」 대상에 추가, 7월 2일부터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 무엇을 알아볼 수 있나 =「상속인 금융거래조회 무료서비스」를
이용하면 피상속인(예를 들어 부모님)의 예금·증권계좌·보험계약·
대출금 거래 상황을 알 수 있다. 은행·증권·생명보험·손해보험·
종금사·신용금고·카드사·리스회사·캐피탈·할부금용 등 금융기관에
남아 있는 금융거래 내역은 대부분 조회가 가능하다.
하지만 금액은 알려주지 않는다. 이 서비스로 살아있는 계좌나
보증채무가 확인되면, 상속인은 직접 해당 금융기관에 찾아가 금액 등
거래 내역을 파악해야 한다. 조회 대상은 사망자와 심신상실자, 실종자
등이다. 심신상실자는 반드시 가정법원에서 「금치산 선고」를 받은
경우로 한정하고 있다. 「금치산 선고」란 심신상실자란 이유로 자기
재산을 관리하거나 처분할 수 없도록 법률적으로 금지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정신질환·치매·기타 질병 등으로 인해 단순히 의식이 뚜렷치
않은 경우는 심신상실자에 포함되지 않는다. 실종자도 가정법원에서
실종선고를 받은 경우에 만 조회서비스 대상에 포함된다.
또 조회 신청서 접수시점에 남아 있는 금융거래 내역뿐만 아니라,
피상속인 사망일 이후 해지된 계좌까지도 파악할 수 있다. 금감원 제정무
소비자보호센터국장은 『10년전 법원에서 실종선고를 받은 사람의 예금도
계좌가 폐쇄조치되지 않은 경우 찾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 전산망이 구축되지 않은 우체국·새마을금고·신협 등의
계좌는 조회할 수 없다. 조회 신청후 결과를 통보받기까지는 약 5~15일
정도 걸린다.
◆ 어떤 준비가 필요한가 =반드시 금융감독원의 소비자보호센터에 직접
가야 한다. 조회 신청인이 실제 상속인과 맞는 지를 사진과 대조하기
때문이다. 금감원 소비자보호센터는 서울 여의도 본원(02-3786-8671,
8696), 부산지원(051-606-1748), 대구지원(053-760-4011),
광주지원(062-606-1619), 대전지원(042-472-7190)에 있다.
대리인이 방문할 때는 상속인의 인감이 날인된 위임장(특정양식이
없슴)과 인감증명서, 대리인 신분증을 지참해야 한다. 조회신청시에는
피상속인의 제적(호적)등본과 신청인 신분증(주민등록증 또는
운전면허증)을 제출한다. 다만 제적등본에 피상속인의
사망·실종·금치산선고 등이 등재되어있지 않은 경우에는 사망진단서나
실종선고 판결문, 금치산선고 판결문을 첨부해야 한다.
금감원은 접수한 신청서를 각 금융관련 협회에 통보하고, 각 협회는 자체
전산망을 이용해 조회작업을 실시한 뒤 해당 금융기관을 찾아내 다시
조회신청을 한다. 조회결과는 각 협회가 직접 신청자에게 전화로 통보를
하거나 해당 금융기관이 통보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