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의 순매수를 놓고 서울 여의도 증권가에서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주 말(18일) 서울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적극적으로
주식을 매수하며 지수 600선 돌파를 주도했다. 외국인들은
거래소시장에서 2254억원, 코스닥시장에서 551억원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외국인들은 5월 들어 3주 연속 순매수를 기록하며 거래소시장에서만 총
5746억원의 주식을 사들였다.
설전의 핵심은 외국인 매수세의 향후 지속 여부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의 투자 패턴이 매우 고무적이며 추가 매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이에 반해 『외국인들이 더 이상 편입할 주식이 많지
않아 앞으로 매수 규모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올 들어 외국인들은 거래소시장에서 모두 4조8000억원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특히 미국 FRB(중앙은행)가 기습적으로 금리를 인하하던
1월과 4월에 주식을 대규모로 사들였다. 당시 외국인들은
은행주(국민은행·주택은행)와 증권주(대신증권·굿모닝증권),
반도체주(삼성전자)를 많이 매입했다. 반도체주는 외국인들이 원래
선호하는 종목이었고, 은행·증권주는 유동성(자금)장세의 최대
수혜주라는 특성 때문이었다.
하지만 4월 하순부터 이같은 매수 패턴에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대우증권 이종우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 선호 종목이 '반도체주'와
'통신주'에서 '경기 관련주'로 점차 이동하고 있다"며 "경기회복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외국인들이 블루칩에서 옐로칩(중저가 업종
대표주)로 매수세를 확대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차·LG전자·한국전력·포항제철 등이 대표적인 매수 표적으로
떠오른 경기관련주다. 지난주 말 외국인들은 특히
MSCI(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 수혜주들을 집중 매수했다. 이날
외국인들은 MSCI 신규 편입이 예상되는 LG화학(219억원)·
현대모비스(110억원)·기아차(95억원) 주식을 사들였다. 또 편입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보이는 국민은행(375억원)·포항제철(330억원)·
삼성전자(203억원)도 많이 사들였다.
또 그동안 거들떠 보지 않았던 코스닥 투자도 점차 늘리면서 최근
한통프리텔·휴맥스·하나로통신·세원텔레콤을 대량 매수했다. 쉽게
말해 하반기에 국내경기가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외국인들이
유먕 종목들을 선취매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살로먼스미스바니 함춘승 전무는 "미국의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좋게
나타나자, 한국경제에 대한 외국인들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굿모닝증권 이근모 전무는 "그동안 한국 주식을 별로
편입하지 못한 '헤지펀드'들이 자주 문의를 해오고 있다"며
외국인들의 추가 매수 강화를 점쳤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외국인 선호주로 꼽히는 반도체주와
통신주는 투자한도가 거의 다 찼거나, 이미 충분히 샀기 때문에
매수강도가 앞으로 약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최근 매수 규모를 늘리고
있는 경기관련주도 그동안 주가가 많이 올라 추가 매수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미래에셋증권 이정호 시황팀장은 "외국인들이 추가로 매수할만한
종목들이 별로 없다"며 "당분간 외국인 매수세의 급증을 기대하기는
무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