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에서 열린 게임쇼 E3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게임 캐릭터 ''레이븐(Raven)'' 복장을 한 여성이 X박스 전시장 앞에 서 있다.

올가을 출시 'X박스'에 전력투구…마케팅 비용만 5억불


17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게임박람회 E3(Electronic Entertainment
Expo)가 열린 미국 로스앤젤레스 컨벤션센터. 지난해에 이어
마이크로소프트(MS) 부스는 전시장의 심장부인 사우스홀(South Hall)
중앙에서 그 위용을 자랑했다. MS는 PC게임과 'X박스' 게임기 부스를
따로 설치했고, 전시 규모도 지난해 보다 2배로 늘렸다.

MS는 최근 유명 게임 개발사들을 잇따라 인수하고, 차세대 게임기
X박스의 광고·마케팅 비용으로 5억달러의 예산을 편성했다. 국내에서만
수차례에 걸쳐 수백만원의 상금이 걸린 게임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MS는 사무실의 PC를 자사 제품으로 도배한 것에 만족하지 않고, 이제
안방의 게임마저 손에 넣기 위해 본격적인 행보를 내딛고 있는 것이다.

◆ X박스에 거는 기대 =MS의 가장 큰 관심사는 올 가을 출시 예정인
비디오 게임기 X박스다. X박스의 마케팅 책임자 데이비드 허퍼드는 최근
"지난 25년간 사무용 응용 프로그램에 집중했지만, 향후 25년은 소비자
시장에 더 큰 비중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공격 대상은 게임이고,
선봉장은 X박스가 맡았다.

MS는 경쟁업체인 일본의 소니나 닌텐도에 비해 뒤늦게 비디오 게임기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기술적 우위로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X박스는
메모리가 64MB로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2'의 2배에 달하고, 10GB
용량의 하드 디스크를 장착해 게임 속도도 빠르다. 무엇보다 윈도를
기반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스타크래프트' 같은 PC용 게임을
X박스용으로 바꿔 개발하기에 용이하다.

MS는 X박스의 마케팅 비용으로만 18개월 동안 5억달러(6500억원)를
책정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 게임사업부의 이광재 과장은 "올해 MS의
사업전략 중 가장 중요한 것이 X박스"라며 "본사 게임사업부에 대규모
인원이 투입돼 X박스용 게임소프트웨어 확보에 나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 게임사업부 매출 성장 =MS는 최근 실력있는 게임 개발사도 잇따라
인수했다. 이달 초 MS가 인수한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시리즈의
개발사 앙상블 스튜디오를 비롯, '멕워리어' 개발사 파사
인터랙티브(99년 1월), 골프게임 '링크' 시리즈의 액세스
소프트웨어(4월), 온라인게임사이트 넷게임(2000년 7월), 번기
소프트웨어(7월), 디지털 앤빌(12월) 등이 모두 최근 2년새 MS의
자회사로 편입됐다. 이들은 모두 인기 게임을 개발해 MS의 매출 증대에
기여하고 있다.

MS의 게임사업부는 게임 개발·유통 부문, 온라인게임사이트
'존닷컴(zone.com)' 부문, X박스 비디오 게임기 부문으로 나뉜다. 게임
전문회사도 아닌 곳에 게임 플랫폼별 사업부가 각각 따로 존재하는
것이다. 이중 게임 개발·유통 부문은 하바스인터랙티브,
일렉트로닉아츠(EA), 하스브로에 이어 세계 4위를 자랑한다. 매년
출시하는 게임만 30여종에 달하고, 성장률도 연 20%에 이른다.
게임부문은 아직 MS 전체 매출의 8~9%에 그치고 있지만, 미래 시장의
잠재력은 무한하다는 것이 MS의 판단이다.

EA코리아의 한정원(32) 부장은 "현재 전세계적으로 게임 투자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이 MS"라며 "MS의 전방위적 공격이 게임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시장에 동시에 불어닥쳐 기존 게임회사들을
긴장시키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