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은행의 인터넷을 통해 자신의 모든 금융자산과 부채를 종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새로운 금융서비스 상품이 나왔다. 최근
제일·한미은행이 「개인금융정보 종합서비스」라는 이름 아래 이같은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은행·증권·보험·카드회사에 흩어져 있는 모든
금융계좌를 한곳(인터넷 공간)으로 모아 관리를 할 수 있고, 재테크
전문가들의 상담도 받을 수 있다.

지난해 미국 은행들이 「애그리게이션(aggregation·종합)」이란
이름으로 처음 도입한 이래, 「개인정보유출」 논란까지 일으키면서
엄청난 속도로 사용자를 끌어모은 「히트 상품」이다. 우리나라에선
제일은행과 한미은행이 현재 이 서비스를 실시 중이며,
신한·한빛·국민·주택 등 다른 시중은행들도 시스템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특히 신한은행은 보스턴컨설팅그룹(BCG)과 합작으로 인터넷 자산관리
서비스를 전담할 'e-신한'이라는 자회사까지 설립해놓고 있다.

서비스를 이용하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이 서비스를 받고 싶은 고객들은 먼저 거래은행이 제공하는 무료
프로그램을 다운받아 컴퓨터에 설치한다. 그리고 이 프로그램을 통해
은행 전산망에 들어가 회원 신청을 한 뒤 ID와 비밀번호를 받는다. 이
ID는 매우 중요하다. 만약 고객이 은행과 증권, 보험사에 9개 금융계좌를
가지고 각기 다른 ID를 사용한다고 가정할 때, 이들 9개 계좌를 모두
통합하는 「대표 ID」가 되기 때문이다.

이 ID를 이용해 서비스의 사이트의 문을 열고 자신이 가진 금융기관별
ID와 패스워드를 기입한다. 이 간단한 작업만 마치면, 이 서비스
사이트에서 자신의 모든 금융거래가 가능해 진다. 고객이 은행
웹사이트에 접속하면 은행 웹사이트가 알아서 고객의 거래 금융기관 계좌
내역을 찾아서 보여주고 은행간·금융기관간 계좌이체 서비스를
제공한다.

여기서 더 진일보해 대출금 만기일·이자 납부일·공과금 납입일 등을
컴퓨터가 스스로 체크해 고객에게 통보해주고 자산 포트폴리오 방향까지
제시해주는 개인재무관리(PFM) 서비스까지 제공한다는 목표를 각
은행들은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개인별 신용카드 사용 내역을 분석해 수입에 비해
카드사용액이 지나치게 많다든가, 증권투자 비중이 자산규모에 비해 너무
크니까 투자비중을 줄이라는 구체적인 자산관리 지침을 제시한다는 것.
한미은행은 이미 이메일을 통한 자산관리 서비스를 실시 중이다.

한빛은행은 외국 금융기관 사이트 계좌까지 보여주는 「글로벌 계좌
통합」 서비스를 개발, 다른 은행들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해외 유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국내에서
자녀의 해외 통장 거래 내역을 일일이 체크할 수도 있다.

은행들은 「개인금융정보 종합서비스」 개발에 적극 나서면서 『대
고객 서비스 강화와 인터넷 금융 시대에 적응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이는 표면적인 이유일뿐이고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고객의 정보」를 선점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현재 은행들이 가지고 있는 고객들의 금융 정보는 자기 은행과의 거래
내역뿐이다. 하지만 고객들이 개인금융정보 종합서비스에 가입할 경우,
고객의 모든 자산 내역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고객들이
필요로 하는 금융서비스를 파악하게 되고, 관련 상품을 팔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이다. 반면 고객들은 자신의 정보를 주는 대신, 은행들로부터
금융자산 통합관리 서비스와 맞춤형 재테크 상담서비스를 받게 된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 박성준 이사는 『고객관리 비용이 저렴한 인터넷
자산관리가 정착되면 중산·서민층 고객들도 은행의 친절한 자산관리
서비스(Private Banking)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돈이
많은 고객들만 혜택이 돌아가던 은행의 자산관리 서비스가 인터넷을 통해
광범위하게 확대되는 셈이다.

미국에선 하루 인터넷 뱅킹 이용자 270만명 중 3분의1 가량이 이
서비스를 이용할 정도로 「시장 개척」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예컨대, 오프라인에 영업기반을 둔 웰스파고 은행(wellsfargo bank)이
인터넷 뱅킹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웰스 원룩(one look)
서비스」라는 통합자산관리 서비스 때문이었다.

하지만 미국의 시민단체들은 이 사이트가 대형 금융기관들이 개인정보를
독점하는 길을 열어주고 있다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 「개인자산관리
서비스」란 명목으로 다른 금융기관의 계좌에 관한 정보까지 수집해 자사
금융상품 판매의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