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모 M&A(인수합병) 펀드의 설립이 가능해진 직후,
한국창업투자의 한 소액주주가 한국창업투자에 대한 적대적 M&A를
선언했다.
자영업자인 안창용씨는 지난 30일 "한국창투 주식을 이미 5.5% 가량
확보했으며, 주식을 추가 매수하여 경영권을 넘겨받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선언이 나온 직후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한국창투 주식은 이날
장중 한때 상한가까지 치솟았다. 코스닥시장에서 'M&A펀드
수혜종목'으로 꼽히는 서희이엔씨도 이날 다시 상한가로 뛰어올랐고,
중장비 수입업체인 혜인도 M&A설이 돌며 주가가 급등했다.
지난주 말부터 갑자기 M&A 관련주가 증시에서 「테마주」를 형성하며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다. 현 경영진과 적대적M&A세력간에 지분경쟁이
벌어지면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기대 때문이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이런 'M&A테마주'의 주가 급등현상에 대해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증시에서 적대적 M&A가 실제로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낮을 뿐 아니라, 일부 종목의 경우 작전세력이 개입한 흔적이
보인다는 지적이다.
우선 'M&A펀드'가 적대적 M&A를 시도할 가능성은 아주 낮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M&A펀드'란 회사 주식을 사들여 경영권을 인수하려는
사람들이 자금을 모아 만드는 펀드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성장성은
우수하지만 경영이 부실한 회사를 사들여 구조조정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인 다음 높은 가격에 되팔아 차익을 남긴다.
그러나 M&A펀드도 특정 상장기업의 주식을 5% 이상 보유하면 금감원과
거래소에 신고를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M&A 시도가 드러나게 된다.
적대적 M&A세력의 존재가 알려지면 대주주들은 즉각 전환사채(CB) 발행
등을 통해 경영권 방어에 나서기 때문에 적대적 M&A 성공률은 높지않은
편이다. 실제로 서울 주식시장에서 그동안 적대적 M&A시도가 여러번
있었지만 성공한 일은 단 한 번도 없다.
KTB자산운용 장인환 사장은 "현재 우리나라 재계 풍토와 주식시장의
여건상 적대적M&A는 힘들다"며 "분위기가 무르익을 때까지
사모M&A펀드를 발매할 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M&A펀드 설립을 추진중인 증권사들도 당장 적대적 M&A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한다. LG투자증권 M&A팀은 "기존 대주주와 협의를 끝낸 후
주식을 사들이는 우호적 M&A방법을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M&A를 예측하고 벌써부터 '테마주'가 만들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한 현상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성급한 기대 때문에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급등할 경우 당장은 해당 주식에 돈이 몰리며
주가가 오르지만, 장기적으로는 제자리를 찾아가기 때문이다.
특히 일단 공개적으로 적대적 M&A 지분경쟁이 일어나고 있을 때 뒤따라
들어가는 것은 몹시 위험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양측이
경쟁적으로 주식을 사들이는 동안은 주가가 급등하지만, 어느 순간
양측이 타협하면 반대로 주가가 폭락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