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사금융의 폐해를 근절해야 한다는 데는 원칙적으로
동의하면서도 방법에 있어서는 조금씩 의견을 달리하고 있다.

법률 전문가들은 대체로 사회 정의 차원에서 이자제한법을 부활시키고
고리대금 규제법도 제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백태승 연세대 교수는
"이자율을 시장에서 자유롭게 결정해야 한다는 주장은 경제적 강자에게
고금리를 보장하고, 경제적 약자에게는 고통과 폐해를 안겨주는 무기로
악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98년의 이자제한법 폐지에 대해서도
"정부는 고금리가 예상될수록 궁박한 처지에 몰린 채무자 보호에 만전을
기했어야 하는데, IMF가 요구한다고 이자율 상한을 폐지한 것은
정책결정의 앞뒤가 뒤바뀐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금융 전문가들은 경제논리에 입각해 이자율 제한은
'반시장적인 발상'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정지만 상명여대 교수는
"이자율에 상한을 두는 것은 시장 원리에 맞지 않고 실효성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자제한법이 시행된 98년 이전에도 불법적이고 음성적인
고리채 시장이 엄연히 존재했다"면서 "금리는 대출받는 사람의
신용이나 인플레이션율을 감안해 시장에서 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회 일각과 시민단체 등은 98년 1월에 폐지된 이자제한법의 부활을
추진하고 있다. 한나라당 이인기 의원 등 46명이 의원입법을 발의했으며,
참여연대도 지난달 27일 입법청원을 내놓은 상태다. 그러나 정부와
여당은 부작용을 우려해 이자제한법 부활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재경부는
"최고이자율을 낮게 정해 시장금리가 이를 초과할 경우 자금시장이
왜곡되거나 사채시장이 위축돼 기업과 개인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반대로 높게 정할 경우 그 수준까지 금리를 용인하는 것으로
인식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고리대금의 폐해를 규제하는 법 제정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이
대부분 이견이 없다. 고리대금업을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바꿔 양성화하는
한편 채권추심 과정의 폭력과 강압을 공권력을 동원해 철저히 뿌리뽑아야
한다는 것. 일본은 사금융을 양성화해 합병을 통한 대형화를 유도한 결과
웬만한 은행 정도의 예탁금을 가진 대금업자들도 적지 않다.

또 한가지 고리채 문제와 함께 본격적으로 검토할 과제가
정크본드(투기등급 채권) 등 고위험 금융시장의 육성이란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제도금융을 이용할 수 없는 신용불량자들이 늘어나면서
이들을 상대로 급전을 융통하는 '틈새 금융기관'이 분명히 필요한 만큼
사채업을 무조건 규제할 게 아니라, 고위험의 대가로 고수익을 올리는
금융시장을 양성화해야 할 때라고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