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난 닷컴기업들 매물 내놔…3만∼30억원까지 값 다양

"인터넷사이트 값싸게 판매합니다."

수익모델 부재와 자금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닷컴기업들이 자사가
운영중인 인터넷 사이트를 매물로 쏟아내고 있다. 단순히 도메인만이
아니라 콘텐츠와 회원 등 사이트를 운영하는 권리 모두를 넘기겠다고
나선 것이다.

소프트밸리코리아가 운영하는 사이트마켓(www.sitemarket.co.kr)에는
현재 400여개의 인터넷 사이트가 매물로 올라와 있다. 사업분야는
인터넷사업(94개), 연예오락(41개), 레저취미(20개), 건강의학(4),
교육문화(22개), 성인(20개) 등으로 다양하다.

매매가격은 최소 3만원(유머 사이트)에서 최고 30억원(인터넷보험
사이트)에 이른다. 4만5000명이 회원으로 가입한 요리포털
'www.yory.co.kr'는 2억5000만원에 급매물로 나왔다. 회원 2100명의
자동차 포털 'www.hiroo.co.kr'는 6000만원, B2B
사이트마켓(www.sitemarket.co.kr)은 7200만원의 희망가에 매물로
등장했다.

사이트 매매는 기업 인수합병(M&A)보다 절차가 훨씬 간편하기 때문에,
닷컴기업들이 구조조정 수단으로 선호하고 있다. M&A는 기존 주주들의
동의를 받아야 하고, 직원 고용승계 등 부대비용이 많이 든다. 하지만
사이트 매매는 도메인 주소와 웹 사이트만 사고 팔면 끝이다. 인터넷
사업을 새로 시작하려는 사람에게는 초기 구축비용이 절감되고, 사이트의
인지도를 높이는데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사이트를 구매할 때는 필요에 맞게 업그레이드가 가능한지를 반드시
파악해야 한다. 이를 위해 기존 사이트의 프로그램 소스나
데이터베이스가 제대로 구축돼 있는지 살펴보는 일은 필수적이다.

하지만 헐값에 나온 사이트들도 쉽게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매물은 갈수록 늘어나지만, 실제로 매매되는 사이트는 한달에 3~4개
정도에 그친다. 판매자와 구매자의 시각차가 커서 적정가격에 타협을
보기 힘든 것이다. 소프트밸리코리아의 박병철 사장은 "사이트 매매를
활성화하려면 해당 사이트의 가치를 적정하게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을
먼저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