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이 엔화 가치의 추가하락을 방임할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일본 엔화 가치가 지난주 말(30일) 국제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125엔선까지 급속히 떨어졌다. 이 영향으로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의
대미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올랐다.
지난주 말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달러 매수세가 크게 일어나 원·달러
환율이 전날보다 8.9원이나 오른 1327.5원으로 마감했다. 3월 28일의
1304.5원에 비하면, 불과 이틀동안 23원이나 치솟은 셈이다. 지난주 말
엔화 가치가 급락한 것은 일본 아소타로 경제재정담당장관의 발언 때문.
아소타로 장관은 "미국 (정부)내에서 엔화 약세에 대한 논의가
있었지만, 일본과 협의한 바는 없다"고 말했다. 국제 외환시장에서는
이 발언을 미국에서 엔화 약세를 용인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엔·달러 환율은 도쿄 외환시장에서 125엔선까지 급등했으며,
이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도 오전 한때 1330원선을 넘어섰다.
외환전문가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원·달러 환율은 당분간 계속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김상경 국제금융연수원장은 "소폭 조정을
받을 수는 있지만, 원·달러 환율은 바닥을 다지면서 꾸준히 상승추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외환시장 동향을 살펴볼 때 엔·달러
환율은 조만간 달러당 130엔까지 오를 수 있으며, 이 경우 원·달러
환율은 최저 1370원 이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시장의 불안한 움직임도 환율 상승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외환은행 이정태 외환딜러는 "현대건설 사태를 비롯한
국내상황도 그다지 좋지 못하다"면서 "원·달러 환율은 당분간 상승
압력을 계속 받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은행은 원·달러 환율 급등세가 계속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국은행 이창복 외환시장팀장은 "외환보유고가
충분하고 무역수지가 흑자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달러 수급에는
큰 문제가 없다"면서 "달러 강세를 점치고 무조건 달러를
사들이다가 자칫 큰 코를 다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