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부터 등록기준 강화...은행 찾아가 신용상태 확인을
새로운 신용불량자 등록 규정이 3개월(1~3월)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오는
4월1일부터 본격 시행된다. 신용불량자란 한마디로 말해 「이 사람은
돈을 떼먹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주의하라」고 금융기관들이
사발통문을 돌리는 것을 말한다.
새 규정에 따르면, 신용불량자 등록 기준이 종전보다 크게 강화되며,
은행연합회 전산망을 통해 신용불량자 리스트를 모든 금융기관이
공유하게 된다. 따라서 신용불량자로 한번 낙힌찍히면 모든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리기가 어렵게 된다는 얘기다.
자신의 신용 상태가 어떤지를 점검하려면 다음과 같은 「체크 포인트」는
한번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첫째 내가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을 제 때에
갚고 있는지, 둘째 혹시 내지 않고 있는 세금은 없는지, 세째 친지들이
돈을 빌릴 때 연대보증을 얼마나 서줬는지, 네째 연대보증을 서준 사람이
돈을 제대로 갚고 있는지 등이다. 만약 이중 하나라도 문제가 있다면
신용불량자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 강화된 신용불량자 등록 기준 =금액에 관계없이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을 3개월 이상 연체하면 곧바로 신용불량자로 등록된다. 원금은 물론,
이자 납입을 약속한 날보다 3개월 이상 끌어도 블랙 리스트(black list)
행이다. 다만, 신용카드는 5만원 이상을 연체할 경우에 해당된다.
따라서 본인이 알지 못한 실수로 신용불량자가 될 확률이 높아졌다.
조흥은행 서춘수 재테크팀장은 『직장이나 집 주소가 바뀔 경우에는
금융기관에 변경된 주소를 꼭 통보하여 연락두절 때문에 발생하는
불이익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빠져나갈 「구멍」도 거의 사라졌다. 금융기관별로 각기 관리하던
신용불량자 리스트가 은행연합회 전산망으로 완전 통합되기 때문이다.
예컨대, 집 근처의 새마을금고에서 돈을 빌려 3개월 이상 연체했다고
가정하자. 그러면 이같은 사실이 은행, 종금사, 신협 등에 즉각 통보되어
다른 금융기관에서도 대출을 받기 힘들어진다.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에서 꾼 돈 역시 3개월 이상 갚지 갚지 않으면, 블랙 리스트에
등록된다.
세금도 연체하면 곤란하다. 국세와 지방세를 500만원 이상 체납한 이후
1년이 지나도록 갚지 않거나, 세무당국이 500만원 이상을 체납결손(떼인
것으로 처리한 세금) 처리한 경우에도 은행연합회에 신용불량자로
등록된다.
신용불량자로 등록되면, 각 금융기관들은 내부관리 규정에 따라 불량자의
신용도를 재평가해 개인별로 신용 제재를 가한다. 또 블랙 리스트에
한번 오르면, 돈을 갚아도 일정기간 동안 정상적인 금융거래를 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신용불량자로 찍힌 다음, 6개월 내에 연체금을 갚으면
1년, 1년 이내에 갚으면 2년, 2년 내에 갚으면 3년간 리스트에 남는다.
하지만 소액 연체자들의 경우 신속히 돈을 갚으면 블랙 리스트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 은행연합회 윤용기 상무는 『500만원 이하
연체대출금이나 1000만원 이하의 카드 연체금을 90일 이내에 갚으면 즉시
신용불량 기록을 삭제해 준다』고 말했다.
◆ 일단 본인의 금융거래 내역을 확인해야 =자신의 신용 상태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가까운 은행에 가서 주민등록증을 제시한 뒤
『「불량정보 조회」를 하고 싶다』고 말하면 된다. 전화로 확인할 경우,
2000원의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 이 조회에 본인의 이름이 없으면
안심해도 좋다.
다음은 관할세무서를 방문해, 세금 납부에 별 문제가 없었는지를
확인한다. 국세청 민원실은 『전화로도 체납액 확인이 가능하기는 하나,
본인 확인이 곤란하기 때문에 직접 방문하는 편이 좋다』고 말한다.
세무서가 못받을 돈으로 처리해 버린 체납결손액이라도 지금 갚으면
신용불량자에서 벗어날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앞으로 개인들이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은 「연대보증」
부분이다. 금융기관들은 4월 1일부터 모든 고객들의 연대보증 내역을
은행연합회 전산망을 통해 공동 관리하고, 개인이 보증을 서줄 수 있는
금액에 한도를 정할 계획이다. 이를 「보증총액 한도제」라고 부르는데,
선량한 고객들이 연대보증을 많이 서줘 패가망신하는 피해를
막기 위해서 도입된 제도다. 보증총액 한도는 고객들의
재산·소득·직업에 따라 정해진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의 보증총액 한도가 3000만원으로 정해졌다고
가정해보자. 이 경우 본인이 직접 1000만원을 신용대출 받고, 친지가
돈을 빌릴 때 1000만원의 연대보증을 섰다면, 이 사람이 새로 보증을
서거나 대출받을 수 있는 한도는 1000만원뿐이다. 다른 사람을
도와준다며 지나치게 많은 보증을 서주면 정작 자신이 대출받을 때
곤란을 겪을 수 있다는 얘기다.
만약, 보증한도가 3000만원인데 5000만원을 보증섰다면 어떻게 해야
하까? 이 역시 금융기관의 내부 규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십중팔구
한도에 맞춰 보증을 줄이라는 권유를 받을 것이다.
따라서 연대보증을 가급적 서지 않아야 하며, 기존의 연대보증도 점차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 은행의 경우, 보통 1년마다 대출을 연장할 때마다
연대보증인에게 보증연장에 응할 것인지를 문의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다른 사람의 보증을 빌어서 금융기관 돈을 빌려쓰고 있다면,
대출기한이 끝나기 전에 미리 연대보증 방안을 세워야 한다.
은행의 경우, 대부분 보증인당 1000만원까지 보증을 서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보증액수를 쪼개어 연대보증인을 세우거나 보증보험을 적극
활용할 것을 전문가들은 권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