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이 조정 국면에 돌입했다는 신호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27일 코스닥시장은 미국 나스닥시장의 상승 소식에 힘입어 소폭
상승세로 출발했지만, 오후 들어 가파르게 떨어져 전일보다
3.13포인트(3.85%) 급락했다. 폐장 코스닥지수는 78.12를 기록, 지난
이틀 동안의 상승분(1.7포인트)을 모두 까먹고 19일만에 다시 80선
이하로 미끄러졌다.

특히 포항제철로의 매각설이 나온 LG텔레콤의 주가가 8.39% 떨어진
것을 포함, 한통프리텔·엠닷컴 등 통신주가 크게 떨어졌고
다음·새롬기술·엔씨소프트·한글과컴퓨터 등 대표주들이 줄줄이
떨어졌다. 증권 전문가들은 현재 코스닥시장이 주가 조정기에 들어서
있다고 진단한다.

지난해 주가낙폭이 너무 컸다는 점과 시중 부동자금의 증시 유입
기대감이 한데 어우러지면서 주가가 급등했지만, 펀더멘털(기업실적)의
개선이 뒷따라주지 못했기 때문에 추가 주가 상승에 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급격하게 줄어든 코스닥시장의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조정기를 알리는 시그널이라고 설명한다.

코스닥 시장은 지난 15일~20일 하루 거래대금이 3조~4조원을 기록,
거래소시장을 압도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이 주가상승폭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거래소시장을 떠나 코스닥시장으로 대거 몰리면서
코스닥지수는 기존 매물대(지수 80~85선)를 훌쩍 뛰어 넘는 듯 했다.

하지만 코스닥시장은 지난 23일부터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급감하는
징후를 보이기 시작했다. 25일 거래대금이 2조350억원으로 줄었고,
26일과 27일도 각각 1조8900억원과 2조300억원로 거래대금이 줄었다.
지난 1월 활황세를 탈 때 6억주를 넘던 하루 거래량도 요즘
3억9000만~4억3000만주로 눈에 띄게 줄어 들었다.

대우증권 이종우 투자전략팀장은 "시장 에너지(거래량과 거래대금)가
급격하게 소진되는 것은 대부분 조정기가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것"이라며 "주가가 단기급등한 만큼 조정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거래소시장에 비해 코스닥시장의 주가 상승폭이
컸던 만큼, 주가 조정과 폭과 속도도 빠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도주가 없어진 것도 단기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연초
코스닥시장은 인터넷 관련주를 시작으로 보안·네트워크 장비·통신장비
제조·벤처 캐피털 등 테마주들이 순환매를 보이며, 주가 상승을
주도했다. 하지만 최근 한통프리텔·LG텔레콤 등 통신서비스 주식들이
급락한 이후 눈에 띄는 주도주는 나오지 않고, 근거가 희박한 「거품」
테마주만 양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LG증권 박종현 코스닥 팀장은 "주요 코스닥 기업들의 작년 4분기
실적이 기대에 못미치고 있는 것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며 "일단
지수 75선에서 지지선을 시험받게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코스닥 시장의 미래에 대한 회의론만 가득한 것은 아니다. 특히
개인투자자들만 득세하던 코스닥시장에 최근 외국인들이 3일 연속
소폭이나마 주식을 순매수한 것은 긍정적인 신호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