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9년 2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세계 100여개국 대표가 모인 가운데 '물 부족 대책 국제회의'가 열렸다. 아브제이드 의장은 "아프리카·중동 등지에서 3억명이 심각한 물 부족을 겪고 있다"며 "2050년에는 10억~24억명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세계은행도 20세기 국가분쟁 원인이 '석유'라면 21세기는 '물'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정은 한국도 마찬가지. 이미 유엔 산하 국제인구행동연구소(PAI)는 리비아·모로코·이집트·오만·벨기에 등과 함께 한국을 '물부족 국가군'으로 분류하고 있다. 정부도 2004년부터 물부족 현상이 나타나 2011년에는 연간 20억 이 모자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같은 '물 부족 사태'를 막기 위해 물 절약과 함께 대체 수자원 개발사업이 진행 중이다. 대체 수자원 개발은 해수의 담수화 인공강우 중수도 등 3가지 방법으로 모아진다. 지표수의 30배가 넘는 지하수도 대안으로 거론됐으나 이용량이 급증하면서 수질오염·지반침하 등 부작용이 커져, '보전'을 원칙으로 하면서 지표수에 대한 보조수단으로 활용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해수의 담수화'는 바닷물의 염분을 제거해 민물로 만드는 것. 세계 100여개국에 3500개 담수화공장이 가동 중이고, 매년 15% 이상씩 늘고 있다. 국내에도 전남 홍도·경남 진해 등 40여곳에 시설이 있다. 물은 통과시키고 염분은 통과시키지 않는 반투막을 이용, 염분을 걸러내는 역삼투압법과 열을 이용하는 증류법이 있다. 생산단가는 광역상수도보다 4~5배, 공업용수보다 2배 정도 비싸 경제성을 높이는 게 해결과제.
'인공강우'는 구름층은 형성돼 있으나 대기 중에 응결핵·빙정핵이 적어 구름방울이 빗방울로 전화하지 못할 때 인위적으로 구름씨(cloud seed)를 뿌려 비를 내리게 하는 것. 작은 드라이아이스 조각이나 요드화은의 연기가 널리 쓰인다.
46년 미국에서 처음 실시, 이후 세계 40여개국에서 연구를 하고 있다. 강수량을 10~20% 증가시킬 수 있다고 알려졌으나 아직 실험단계 수준. 국내에서는 63년 양인기 박사 이후 30여년간 중단됐다가 95년부터 수자원공사가 주축이 돼 다시 착수했다. 국토가 좁아 외국에 비해 비용이 많이 들지만 중위도 편서풍대에 위치, 주 1회 정도 기압골이 통과할 때 구름이 많아 실험하기 좋은 환경으로 평가받고 있다.
'중수도'는 한번 쓰고 난 물을 깨끗하게 해서 허드렛물로 다시 쓰는 일종의 '자원재활용'이다. 상수가 마시는 물, 하수가 쓰고 버리는 물이라면 중수는 아껴쓰는 물인 셈이다. 서울 롯데월드·수원 삼성전자 등 대형 건물들을 중심으로 일반화되고 있다. 정부는 하루 300㎥ 이상 수돗물을 사용하는 건축물은 중수도 사용을 의무화했고, 중수도시설 투자금액의 일정 부분을 세금에서 공제해주고 있다.
국내 수자원 개발 기술수준은 선진국보다 10년 정도 낙후돼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그러나 잠재력은 높다. 관련 엔지니어링업체만 700여개에 달하며, 한국건설기술인협회에 등록된 물 관련 기술자가 900여명, 수자원학회 회원 중 박사학위 소지자도 400여명이나 된다. 정부는 현재 선진국의 40% 수준인 수자원 기술수준을 2010년까지 80% 이상으로 개선하는 한편 기술격차를 5년 이내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김승 박사는 "수자원고갈에 대비, 사회 시스템 자체를 가뭄·홍수에 견딜 수 있는 탄력적인 구조로 바꿔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