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생명공학) 관련주들의 주가가 급등한 지난 주말, 증권가에선
바이오 관련주들의 향후 주가흐름에 대한 논쟁이 뜨거웠다. 이번 바이오
관련주의 동반 급등은 일단 인터넷주와 보안테마에 이은 단순한 순환매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같은 바이오 기업이라고 해도 기술수준에서 큰 차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경영 실적이 잇따라 발표되는 이번주에는 종목별로
주가흐름이 상당히 달라질 것이란 지적이 많다.
이번 바이오주 랠리(rally)를 촉발한 선도주는 대한바이오링크.
대한바이오링크는 지난 16일 첫거래 이후 10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
주가가 공모가(4300원) 대비 6배로 뛰었다. 주가가 급등하면서
바이오관련주 중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놓고 마크로젠과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2일에도 소폭 오름세를 이어가긴 했지만 대기매물이 대거
쏟아져나와 향후 주가흐름은 혼조세를 보일 전망이다.
대한바이오링크가 주춤하자 마크로젠·대성미생물·이지바이오 같은 다른
바이오 관련주들이 매수세를 이어받아 속속 상한가에 진입했다.
대신경제연구소 정윤제 연구위원은 "뚜렷한 기술개발이나 실적 호전
없이 바이오주 주가가 급등하고 있어 작전세력의 개입설도 나오고
있다"며 "경영실적이 신통치 않으면 주가가 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대한바이오링크는 신약 등을 개발할 때 약효 및 독성·부작용 등을
검증하는 데 쓰이는 '무병실험동물'을 생산하는 업체. 주로 쥐를 이용,
실험조건에 알맞은 특성을 갖추도록 길러낸다. 쥐 한마리당 가격이
2만~3만원에 불과, 수백만원대에 이르는 마크로젠의 유전자조작 생쥐와는
비교가 되지 않지만 '규모의 경제'를 이루고 있어 실적은 훨씬 좋다.
하지만 유전자칩 개발 같은 첨단 유전자기술 분야에 대한 투자가 부족해
성장성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마크로젠은 지난 1월 생쥐 복제에 성공하고, 유방암진단용 DNA칩과
항암제반응DNA칩 등을 잇따라 개발해 주목을 끌고 있다. 그동안
가능성으로만 거론되던 '바이오의학' 기술을 실현해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기술력을 어느 정도 인정받고 있는 셈. 하지만 실적에 대해서는
고개를 갸웃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기술개발에 대한 투자는 급증하고 있지만 실제 매출로 이어지지 않고
있어 영업이익이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증자를 실시하여 현금보유를
늘린 탓에 지난해 상당한 이자수익이 발생, 소폭의 당기순이익을
내긴했지만 확실한 이익구조를 가지려면 2~3년 이상이 더 걸릴 것이란
분석이다.
이밖에 동물용 항생제를 만드는 대성미생물연구소와, 특수사료첨가제를
만드는 이지바이오시스템도 바이오관련주로 분류되면서 동반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주력사업 부문이 첨단 유전자 관련 기술과는 거리가 멀어
진정한 바이오주로 보기엔 힘들다는 지적이다.
삼성증권 임돌이 연구원은 "미국에선 실적이 좋은
화이자·브리스톨메이어 같은 제약주가 강세를 보이는 반면, 실적이
받쳐주지 못한 바이오주들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며 "기술개발
기간이 긴 바이오주의 특성상 단기실적만 강조할 수는 없지만 우수한
기술력과 함께 탄탄한 실적을 보여줄 수 있는가도 주가에 중요한
요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