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북경에 있는 IT리포터 정회남 입니다. 이번에는 중국인들이 인터넷 산업에서 얼마나 치밀하게 다음 세대를 준비하고 있는지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중관촌을 하나로 묶는 초고속 인터넷망
"차세대 인터넷"으로 불리우는 고속인터넷 실험망(NSGCnet)이 최근 중관촌 지역 및 부근 대학을 연결하면서 구축완료되었습니다. 이 실험망은 미국의 Internet2 기간망과 직접 연결돼 있으며, 청화대를 중심으로 두 갈래의 연결망이 중관촌을 에워싸는 형태로 구성돼 있고, 모두 6군데 기간시설을 통과하고 있습니다.
두 갈래의 연결망은 모두 청화대에서 출발하고 있는데, 하나는 북경대, 중국과학기술원을 잇는 10GB/sec의 초고속 인터넷망이고, 다른 하나는 북경항공항천대, 북경우전대, 국가자연과학기금위원회를 잇는 2.5GB/sec의 고속 인터넷망 입니다. 이 두 갈래의 연결망은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청화대를 중심으로 상호 연결돼 있습니다.
초고속 인터넷망이 통과하는 주요 기관의 면면을 살펴보면 뭔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이 연결망이 인터넷의 탄생 이유인 "유사시 국가 정보의 분산보관"이라는 원리에도 충실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중국 최고 두뇌집단을 연결하고 있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실제로 중국 정부 관계자는 중관촌의 초고속 인터넷망을 이용하여 고속 네트워크 처리이론 및 그 응용연구에 기본적인 환경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중국 IT관련 고급기술을 연구하는데 있어 공동개발과 상호 정보교류가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으며, 이곳 최고 두뇌집단에서 개발한 기술은 세계적인 기술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자신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그가 한 말을 통해서 중국 정부가 치밀하게 다음세대를 준비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우리를 위협할 수 있는 경쟁상대, 중국
정부기구와 상아탑 그리고 기업체가 함께 어울어져 정보와 기술을 공유하게 된다면, 그에 따르는 파급효과는 상상을 초월하게 될 것입니다. 바로 이 점이 우리가 그 동안 간과해온 중국인들의 치밀함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중국에서는 상아탑에서 직접 기업을 운영하여 수익사업을 벌이고 있는 경우가 일반화돼 있으며, 이들 대학이나 기업체는 정부와의 관계도 매끄러운 편입니다. 이러한 사실은 미국 Internet2 선로 사용료를 중국롄통, 중국전신 등 준 국가기관에서 증여 형태로 부담하고 있다는 사실에서도 드러나고 있습니다.
우리 인터넷 기업들이 기운을 차리지 못하고 있는 사이, 중국에서는 정부와 대학, 기업체가 하나로 뭉쳐 빠르게 앞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지금은 우리 나라의 인터넷 산업이 중국에 앞서있다고 결코 자신하고 있을 때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들의 목표는 우리나라를 추월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 등 선진국을 따라잡는데 있기 때문에 어느 때고 상황은 역전될 수 있습니다. 그 때가 되면 어쩌면 우리는 우리가 중국보다 낫다고 자신하는 정보통신 분야에서마저 슬프게도 중국의 입김에 이리저리 채이는 신세가 될지도 모릅니다. 지금 우리의 경쟁상대는 우리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우리를 위협할 무기를 만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IT클럽리포터 정회남(webmaster@chinagate.co.kr)
입력 2000.12.27. 15:28
오늘의 핫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