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맨의 디지털경제 이야기...PC 지배구조 무너뜨릴 선봉장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추계 컴덱스2000의 최고 화제는
개인휴대단말기(PDA)였다. 수첩만한 크기의 이 정보기기는 무선데이터
통신과 결합, 큰 시장을 형성하면서 PC 지배구조를 무너뜨리는 데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었다.

정보기술(IT) 업계와 정부는 이번 컴덱스를 계기로 척박한 국내
PDA산업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한국의 PDA관련
기술은 세계적 수준에 크게 떨어진 것이 아니지만, PDA 보급율이 매우
낮고 연관산업의 발달속도도 매우 더디다.

업계는 PDA 산업이 낙후한 요인으로 높은 휴대폰 보급율, 수도권
집중현상, 기록문화 미발달, 한글지원 미흡, 높은 가격 등을 꼽는다.
개인정보 관리기능을 갖춘 휴대폰이 많이 보급돼 있고 전국이 1일
생활권인데, 굳이 비싼 PDA를 들고 다닐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PDA 산업이 낙후한 배경에는 휴대폰 일변도의 정부 정책과 대형
이동통신 업체의 안이한 마케팅 전략이 놓여있다. 그 동안 정보통신부와
이동통신 업체는 보조금 제도와 마케팅 물량공세를 통해 휴대폰 시장을
키워왔다.

PDA시장의 확대 조짐은 작년 컴덱스에서 이미 드러났었다. 특히 PDA가
무선 데이터통신과 결합하여 큰 시장을 만들어 낼 것이라는 전망은 오래
전부터 나왔다. 그런데도 지난 한해 동안 국내에서 PDA 시장 형성을 위한
노력은 미미했다.

지금부터라도 정부와 업계는 PDA시장 규모를 함께 키우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PDA제품 개념부터 정확히 파악하고
시장 공략 대상을 정확히 설정해야 한다.

미국의 경우 PDA는 철저하게 PC의 보조도구라는 개념을 강조, PC와의
직접 대결을 피했다. 실제 열광적인 PDA 사용자는 컴퓨터에 익숙한
20-40대 화이트칼라 계층이다. 이들은 PC사용의 연장선상에서
개인정보관리(PIM) 기능 위주로 PDA를 활용한다.

한국에서도 역시 PDA 초기 수용자는 컴퓨터에 익숙한 화이트칼라로
봐야 한다. 그러나 초창기 국내 PDA 업체들은 주식투자자·보험영업사원
등 컴퓨터에 익숙하지 않은 계층을 공략대상으로 삼는 등 시장의 성격을
잘못 이해했다.

미국의 경우 PC에 보관한 데이터와 PDA의 데이터를 일치시켜주는
싱크(Synch) 기술과 무선모뎀을 이용한 이메일 송·수신 서비스가
발달하면서 PDA 사용자 층을 확산시키고 있다. 이는 PC숫자만큼
PDA시장이 있다는 뜻이다.

또 팜 호환제품을 국내에서 생산해 PDA 가격을 크게 내려야 대중화가
가능하다. 저가 PC와 가격차가 별로 안 나는 고가품으로는 시장을
형성하기 힘들다. 팜사는 핸드스프링·소니 등 여러 회사에 팜
호환제품을 만들 수 있는 라이선스를 줬으나, 국내 업체들은 아직 팜OS
라이선스를 얻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PDA시장의 미래가 밝지만은 않다. 팜사와 MS 포켓PC가 표준 싸움을
벌이고 있고 여기에 웹패드나 스마트폰이 시장을 잠식할 가능성도 크다.
그러나 PDA 산업에 대한 투자는 소형 정보기기와 무선 인터넷의
결합이라는 IT업계 흐름을 따르는 길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