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개조한 이동식교실서 교과서 없는 미래학교 운영


매주 화·목요일 오후 경기 안양 비산초등학교. 수업을 마친 6학년 학생
15명이 운동장에 세워진 대형 버스에 올라탄다. 학생들은 버스에
타자마자 뒤쪽 짐칸에 책가방을 던져놓고 각자 자리로 이동한다.

각자의 좌석에는 책상과 회전식 의자, 가로 20㎝, 세로 10㎝의 최신형
노트북 컴퓨터와 헤드셋이 설치돼 있다. 김유미(29·여) 교사가
"헤드셋을 끼고 교과서 3페이지부터 7페이지까지 들어보세요"라고
말하자 학생들은 컴퓨터 화면에서 해당 페이지를 '클릭'했다.

이 모습은 전자교과서 개발업체 에듀이북스(www.eduebooks.com)가 지난
10월부터 실험적으로 운영중인 미래학교(future school)의 수업
장면이다.

지난 7월 대한교과서에서 분사한 에듀이북스는 2억5000만원을 들여
50인승 버스를 개조한 이동식 교실을 마련했다. 레이저빔과 펜마우스를
이용한 전자칠판, 노트북PC를 설치했고, 인터넷 교육을 위해
서버컴퓨터도 따로 마련했다. 수강생은 여학생 12명과 남학생 3명. 희망
학생을 모집한 결과, 학원에 다니지 않는 학생들이 뽑혔다.

영어 수업만 시범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에듀이북스는 영어교육업체
와삭닷컴과 제휴를 맺어 동영상 콘텐츠를 제공한다. 가족이 나온 화면을
펼쳐서 할아버지 얼굴을 클릭하면, '그랜드파더(grandfather)'라는
발음과 함께 인자하게 웃는 표정으로 바뀌는 식이다.

학생들의 컴퓨터에는 채팅창이 있어 뒤에 앉은 학생도 화면을 보면서
교사와 컴퓨터로 질문을 주고 받을 수 있다. 미래 학교는 인터넷만
연결되면 집에서도 수업을 하는 원격 교육이 가능한 셈이다.

1시간 동안의 수업을 마친 강선주(12) 양은 "움직이는 만화를 보며
영어공부를 하니 지루하지 않고 훨씬 재미있다"며 "다른 과목도 이렇게
배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수업을 지도하는 김유미 교사는 "미래의
학생들은 교과서가 잔뜩 든 무거운 책가방 대신, 개인휴대단말기(PDA)나
웹패드에 수업 내용을 다운로드 받아서 들고 다닐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교사는 전자교과서가 활성화될 2003년을 대비, 시범 수업을 통해
최적의 수업 방식을 찾고 있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는
고급 콘텐츠를 개발하는 일이라고 일선 교사들은 지적했다. 에듀이북스는
3개월간 비산초등학교에서 시범 수업을 마친 뒤 이 결과를 분석해 내년
1월 중 다른 학교에서 2차 수업을 실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