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후-냅스터-MP3 등 닷컴들…"광고만으론 수익성없어 유지 곤란"


미국의 대표적인 IT전문 온라인 뉴스 사이트인 '더스트리트닷컴'(The
street.com)은 최근 인력 20%를 감축하는 한편 영국 지사를 폐쇄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더스트리트닷컴은 '온라인의 월스트리트저널'로 불릴
정도로 권위를 인정받던 대표적인 인터넷 신문. 뉴욕타임스에 기사를
제공하는 등 성가를 드높이던 더스트리트닷컴의 인원 감축과 영국
지사 폐쇄 사건은 온라인 비즈니스의 현 주소를 극명하게 드러낸 사례가
아닐 수 없다.

더스트리트닷컴의 이같은 쇠락은 '콘텐츠와 커뮤니티만 확실하면 돈은
당연히 따라오기 마련'이라는 인터넷 경제의 상식(?)을 정면으로 뒤집는
사건으로 받아들여진다. 광고 외엔 이렇다 할 수익 모델이 없는 것이
더스트리트닷컴의 한계라고 볼 때 대다수의 닷컴들은 이 한계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실정이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마이크로소프트의 MSN
닷컴 선임 영업 매니저인 밥 비세는 "인터넷이 광고에만 매달리는
시대는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면서 "광고는 더 이상 유일한 수입
모델이 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무료 인터넷 시대가 서서히 저물어 가고 있다. 어느 휴대폰 광고의
카피마냥 '나도 공짜가 좋아'를 외치는 네티즌들의 저항에 부딪혀 공짜
정책을 견지해 오던 닷컴들 사이에서 최근 유료화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AOL, 음성메일ㆍ장거리 전화 유료화 확정

올 초만 해도 인터넷 비즈니스의 기본은 무료 서비스를 통한 커뮤니티
구축으로 통했다. 유료화를 통해 돈을 버는 것보다 무료로 고객을 모아
놓는 것이 훨씬 더 수지 맞는 장사라는 인식이 팽배했다. 고객들 역시
아무리 알토란 같은 정보라 할지라도 일단 인터넷을 통해 제공되는 것은
'무조건 공짜'란 인식이 뿌리깊이 박혀 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런
등식이 더 이상 경쟁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유료화를
통한 수익 창출 쪽으로 서서히 방향 전환을 꾀하게 된 것이다.

그 상징적인 사건이 바로 '영원한 공짜 서비스'로 남을 것만 같았던
냅스터와 MP3닷컴의 유료화 선언. MP3은 My.MP3닷컴 서비스를 이달 말
재개하면서 이용 요금을 부과할 계획이라고 선언했다. 지난 1월 공짜
서비스로 첫 선을 보인 My.MP3닷컴은 사용자들이 음악을 디지털로 저장한
다음 어떤 컴퓨터를 통해서든 접근할 수 있도록 해주는 서비스.
MP3닷컴이 복사한 8만개의 앨범 데이터베이스에 대해 미 연방법원이
저작권법을 위반했다고 판정함에 따라 지난 5월 이 서비스는 중단됐다.
이번에 주요 음반 회사들과의 타협을 통해 My.MP3닷컴 서비스를
재개하면서 유ㆍ무료 전략을 병행하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공짜
사용자는 광고를 봐야 할 뿐 아니라 저장할 수 있는 음악의 양에도
제한을 받게 된다. 반면 예약 구독 버전을 선택할 경우엔 광고의 방해를
받지 않아도 될 뿐 아니라 음악도 마음대로 저장할 수 있다. 유ㆍ무료
병행전략이라고 하지만 무게 중심은 아무래도 유료 쪽에 실린 셈이다.

이달 초 독일의 대표적인 미디어 그룹인 베텔스만과 전격 제휴를 선언한
냅스터 역시 온라인 음악 서비스를 유료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냅스터를 합병한 베텔스만의 CEO인 미들호프는 "사용자들은 음악
도둑질보다는 돈을 내고 사는 것을 더 원할 것"이라며 월 4.99달러
내외의 요금을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냅스터 사용자들 역시
어떤 형태로든 요금을 지불할 용의가 있다는 최근 조사 결과를 들이대며
유료 전환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냅스터, MP3닷컴에 이어 아메리카온라인(AOL), 야후, 이베이, 페이팔 등
닷컴 대표 주자들도 연쇄적으로 유료화를 선언하고 나섰다. 야후는
네티즌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는 장거리 전화 등 일부 서비스를 유료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AOL 역시 음성메일 및 장거리 전화 서비스에
대해 유료화 방침을 확정한 상태. 이 회사는 내년 1월부터 매달
4.95달러의 요금을 부과하겠다고 고객들에게 이미 통보했다. 이베이도
유사한 제품을 경매하는 2~3개 사이트에 동시에 상품을 올릴 경우엔 일반
수수료 외에 19.95달러의 할증 요금을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이같은 움직임은 국내에도 예외는 아니다. 국내에서 콘텐츠 유료화를
선도하는 것은 무선 콘텐츠 업체와 인터넷 방송, 그리고 교육 콘텐츠
업체들이 대표적이다. 특히 국내 유료화 모델은 4S로 상징되는
stock(주식), sex(섹스), study(교육), 그리고 screen(영화) 등이
유료화에 주도적으로 나서고 있다.

유료화의 가장 대표적인 부문은 뭐니뭐니 해도 성인 인터넷 방송.
엔터채널, 바나나TV 등 성인 인터넷방송은 100% 유료 사이트로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고 있는 편이다. 국내의 뜨거운 교육열기를
반영하듯 교육 분야에서도 유료화 바람은 거세게 불고 있다. '교육
백화점'을 표방하며 지난 1월 출범한 배움닷컴은 최근 골드만삭스
등으로부터 75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구축했다. 현재 24만명의 회원들을 대상으로 기업 전문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유료 반, 무료 반인 콘텐츠 비율을 전면 유료화
쪽으로 몰고 간다는 것이 이 회사의 방침이다. 캠퍼스21도 초등학생용
교육 사이트인 주니어 캠퍼스를 오픈하면서 과목별로 3만원의 수강료를
받기로 했다.

증권 정보 쪽도 유료 콘텐츠가 늘고 있다. 팍스넷은 자체 개발한 시스템
트레이딩 신호를 앞세워 나름대로 유료화에 성공한 경우. 이 회사는 종합
주가지수 및 코스닥 지수를 포함한 시가 총액 상위 500개 종목에 대한
고급 정보를 제공하면서 월 99만원의 정보 이용료를 부과하고 있다.
IT마을 역시 월 1만원의 이용료를 내는 고객들에게 증권 관련 정보를
제공한다.

하지만 진정한 콘텐츠 유료화는 무선 인터넷 쪽이 선도할 것으로 보인다.
정통부가 '무선인터넷 콘텐츠 사업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는 등
주도적으로 콘텐츠 유료화를 추진하고 있는 무선 인터넷 부문은 이르면
내년 초쯤 전면적인 유료화가 가능할 것이란 게 업계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특히 5대 이동통신 사업자들은 유료화의 가장 큰 걸림돌로 여겨지던
과금 시스템 가동 문제에 힘을 모으기로 전격 합의, 이러한 전망에
힘을 더했다. 이에 따라 SK텔레콤과 LG텔레콤이 과금 시스템을 가동한 데
이어 다음달 한국통신프리텔과 한국통신엠닷컴, 그리고 내년 초
신세기통신이 과금 시스템을 가동할 예정이다.

과금 시스템은 그 동안 CP(콘텐츠 제공업체)와 망 사업자간 대립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돼 온 것으로 무선 인터넷 유료화의 최우선 전제조건으로
꼽혀 왔다. 망 사업자들이 과금 시스템을 본격 가동하게 되면 CP들은
공짜로 콘텐츠를 제공해 왔던 지금까지의 관행을 벗어나 가입자들의
이용빈도에 따라 요금을 징수할 수 있게 된다. 그만큼 수익 구조가
개선될 수 있다는 얘기다.

●알찬 정보 제공 여부에 성패 달려

지난 6월 하우피씨가 독자 1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콘텐츠
유료화가 필요하다고 응답한 사람은 23%에 불과했다. 4명 중 3명은
아직까지 콘텐츠 유료화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수익 창출이란 절대절명의 과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유료화란 극한
처방(?)을 선택한 닷컴들이 가장 신경 쓰는 것도 바로 이 부분이다.
콘텐츠의 품질 면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워 할 정도로 자신만만했던
미국의 더스트리트닷컴이 고객들의 외면으로 유료 전략을 포기했던
전례를 잘 알고 있는 닷컴들 입장에선 '나 홀로' 유료정책을 편다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유료화는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라는
표현이 설득력을 가지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관건은 '인터넷에서 제공되는 정보는 공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심리적인 장벽을 허무는 데에 있는지도 모른다. 더스트리트닷컴이 유료
정책을 계속 밀고 나가지 못한 것도 바로 이 장벽을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한 달에 3만~5만원의 이동통신 요금은
기꺼이 부담하면서 인터넷 콘텐츠에 대가를 지불하는 것을 꺼리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란 주장이 조금씩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닷컴들 입장에선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최근 온라인 게임이나 교육 사이트, 성인 전용 인터넷
방송이 나름대로 유료화에 성공한 것은 머뭇거리던 닷컴들에겐 좋은
본보기가 될 것 같다. 성인방송의 예에서 볼 수 있듯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정보는 바로 돈이 된다. 이제 누가 먼저 방울을 다느냐는 문제만
남았지, 유료화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주장이다. 단지 사람들의 심리적인 장벽을 허물 수 있을 정도로 알찬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느냐는 것이 성패의 관건이 될 것 같다. 그것이
바로 콘텐츠 제공업체의 경쟁력이다.

(김익현 아이뉴스24 수석팀장/ sini@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