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한국통신 IMT추진본부에 근무하는 리포터 강상규입니다. IMT-2000 표준에 관한 정부의 최종안이 발표되었습니다.

정부는 IMT-2000 기술표준협의회의 합의를 빌어 IMT-2000 주파수를 기술표준별로 할당하는 방안을 발표하였습니다. 핵심은 표준방식에 있어 기존의 업계 자율 방침을 백지화하고 1동기 1비동기 1임의대역으로 나누어 사업자 신청을 받기로 한 것입니다. 이에 따라 사실상 최소한 1동기 2비동기 방식으로 사업자가 구분되게 되었으며 임의대역에 있는 사업자의 향방에 따라 2동기 1비동기 방식도 가능케 되었읍니다.

올해 7월 정통부의 기술표준 업계자율선택 발표 이후 표준에 관한 정책은 자율선택이라는 의미가 탈색된 채 장관의 유감표명과 정부의 개입으로 결론지어졌습니다. 이에 대한 IMT-2000 예비3사의 반응을 살펴보면, SK텔레콤은 "정보통신부의 기술표준 발표에 대한 입장"이라는 성명서를 통해 "당초 "복수 표준", "업계 자율"이라는 정책에서 "표준방식별 주파수 할당" 방식으로 정책을 변경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다"고 밝혔습니다. 한국통신은 아직 구체적인 보도자료나 성명서를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업계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주장을 피력함과 아울러 비동기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LG텔레콤의 경우는 1동2비 구도를 희망해온 탓에 정부의 정책방향을 환영하는 분위기라고 합니다. 사업자들의 분위기를 종합해보면 정부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모두 비동기방식으로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는 것에는 변함이 없으나 상당히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합니다.

이번 결정에 대해 가장 이득을 본 건 삼성전자입니다. 사실상의 동기방식인 IS95-C의 2조원의 장비시장을 석권한데 이어 3세대에 있어 최소 1개 사업자 이상의 동기방식을 보장받게 되어 장비시장에서의 입지를 굳히게 되었습니다. 이번 표준에 관한 정부의 최종발표를 보면 너무도 혼란스럽고 답답한 점이 많습니다. 정부는 양방식을 사실상 강제하는 결정에 대해 결국은 국익을 위한 방편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8월24일 통신장비업계의 대표주자인 삼성과 LG의 관계자들이 정보통신부 기자실에서 양방식에 비교우위에 관한 공방전을 펼친 이래, 표준논쟁은 국익을 위해서라기보다는 통신장비업계의 밥그릇 싸움이라는 것이 드러났읍니다. 그런데도 표준결정이 국익을 위한 것이라는 해명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이번 결정으로 그간 표준과 관련한 사업자들의 모든 노력이 물거품으로 되고 다시 원점부터 시작해야만 하는 상황으로 바뀌었습니다. 세계화(globalization)를 지향하는 무한경쟁의 상황에서 다른 산적한 과제를 제쳐두고 모든 IMT-2000 사업자가 표준에만 매달려야 하는 것인지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이라면 공기업이든 민간기업이든 이익을 내어야만 존속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지나친 이익 지상주의는 기업에 대해 사회적 책임의무를 부과함으로써 적절히 제어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견제와 균형이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왜곡될 때 이 책임은 결국 국민의 짐이 된다는 것을 우리는 IMF체제를 통하여 경험하고 있습니다. 과연 세계시장에서 열세인 동기방식 채택사업자가 불과 3~4년 후면 겪을 시장의 냉엄한 현실에 부딪힐 때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인지 자못 궁금해집니다.

국내에서 전혀 서비스를 하지 못하고 있는 GSM(비동기방식의 일종)방식의 수출이 오히려 CDMA방식보다도 많은 것에 대해 과연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지 의문이며, 시장개입을 통한 동기방식의 선택이 공평하게 혜택이 돌아갔는지도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IT클럽리포터 강상규 winksk@k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