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9시 서울대학교 신공학관 301동 102호 멀티미디어
강의실. 정면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과 오른 편에 있는 TV에 전원이
켜지자 기계항공공학부 대학원생 16명은 귀를 쫑긋 세웠다. TV화면은
미국 미시간주 앤아버시에 있는 미시간공대(현지시각 오전 8시)와 네
덜란드 델프트시에 있는 델프트공대(현지시각 오후 2시), 서울대
공대 강의실을 실시간으로 비췄다.
이날 개강한 강의는 3개 대학이 공동으로 개설한 3학점짜리
'국제화 제품 설계론'. 고속통신망과 인터넷 등 첨단 통신을 이용한
이날 강의는 북미·유럽·아시아 대학 강의실을 같은 시간대에 이어주는
'3대륙 동시 국제 원격강의'였다. 미시간대 제의로 1년여 준비 끝에
개강했다.
영어로 진행된 이날 강의에서 3개국 공대 대학원생 48명은 처음엔
긴장한 듯 어색한 표정이었지만, 이내 교수들이 설명하는 강의 내용에
집중했다. 미시간대 두타(46) 교수와 델프트대 호르바스(47) 교수,
서울대 김종원(45) 교수는 자국의 학생들을 차례로 소개한 뒤,
한 학기 동안 수업이 어떻게 진행될지에 대해 설명했고, 학생들도
거침없이 질문을 퍼부었다. 석사과정 2학년에 재학 중인 이우성(23)씨는
"다른 나라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듣고 과제물을 해결하는 과정이
흥미로울 것 같다"며 "문화와 사고방식의 차이, 언어장벽을 어떻게
극복하는가 하는 것이 성공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강의는 매주 화·목요일에 1시간30분씩 진행되며, 학기 프로젝트를
위해 각국에서 2명씩 선발, 6명이 한 조가 되는 8개 '다국적팀'이
구성됐다. 학기 말에는 모든 수강생들이 미시간대에 모여 1주일동안
워크숍을 개최한다. 서울대 김 교수는 "같은 팀원이 된 학생들은
인터넷을 통해 의견을 교환하고, 프로젝트를 수행해야 한다"며
"인터넷과 국제화 시대에 등장한 새로운 교육방식의 첫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3개 대학 교수들은 내년쯤 일본 도쿄대 등
각 대륙 3개 대학을 추가로 강의에 포함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첫 강의를 들은 서울대 학생들은 "강의 전체가 영어로
진행된다는 점이 부담되기는 하지만,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이
있으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