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콘(Falcon) 4.0' '그림 판당고(Grim Fandango)'
'에버퀘스트(EverQuest)' '블러드(Blood) 2' 매니아들에게는
유명한 게임들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이 게임을 '사서 즐긴' 게이머는 없다.
영상물 등급 위원회로부터 등급 보류처분을 받거나, 시장성이 떨어진다는
이유 때문에 업체들이 출시하지 않기 때문이다.
영상물 등급 위원회는 게임에 대해 '전체 이용가', '12세 이용가',
'18세 이용가'로 등급을 매긴다. 그리고 심의기준에 맞지 않는 게임은
등급 결정을 미룰 수 있다. 이렇게 '등급 보류'를 받은 게임은 문제로
지적된 부분을 고치거나 빼야 다시 심의를 받을 수 있다.
등급 결정에 영향을 주는 기준은 우리나라 정서에 맞지 않거나
청소년에 해를 끼치는 것. 우리의 분단상황을 소재로 하거나 노출이
심한 경우, 폭력성이 짙은 게임 등이 보류 판정을 받는다.
비행 시뮬레이션 게임인 '팔콘 4.0'은 F-16 전투기를 이용한 사실적인
비행 환경과 뛰어난 영상미를 자랑하지만 우리나라와 북한지역 정보를
자세하고 정확하게 묘사했다는 점에서 등급 보류 판정을 받았다.
시뮬레이션 군사 액션 게임인 '스펙 옵스(SpecOps)'는 북한 지역에서
펼치는 작전이 있다는 이유로 1년가량 등급 보류에 묶였다가 한국전
미션을 없앤 뒤 등급 판정을 받았다. EA제인스사의 '플래시 포인트
코리아(Flash Point Korea)'와 FA-18 '호넷 코리아(Hornet Korea)'도
비슷한 이유로 등급 보류 리스트에 올라 있다.
세 명의 전사 가운데 하나를 골라 여러 가지 무기와 기술로 적들을
잔인하게 죽이는 '블러드(Blood) 2'는 내용이 너무 잔혹해 등급보류에
묶인 경우다. '카마게돈(Carmageddon)'도 폭력적인 내용이 많지만 유통
업체가 일부 내용을 삭제한 뒤 출시했다. 요즘가장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스타 크래프트(StarCraft)'도 잘려진 팔이 우주를 떠도는
동영상이 문제가 돼 등급을 받는데 애를 먹었다. '킹핀(Kingpin)'이나
'레퀴엠(Requim)'은 게임을 고치고 심의에 들어간 뒤 '18세 이용가'
등급을 받아 출시될 준비를 하고 있다.
에버 퀘스트는 세계 최초의 3D 온라인 멀티 플레이어 게임으로 1인칭
형식과 뚜렷한 무대 설정, 풀 폴리곤과 여러 그래픽 효과로 만들어진
사실적인 세계가 일품이다. 캐릭터 선택의 폭이 넓고 다른 게이머와
무리지어 여행하는 재미가 독특하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복잡한
등록절차와 한글이 나오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아직 출시되지 않고
있다.
영상물 등급 위원회가 기준을 크게 완화함에 따라 게임업계는 앞으로
등급 보류나 심의가 반려돼 나오지 못하는 게임은 줄어들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장성 부족'을 이유로 묻혀버리는 게임들이 줄어들기
위해서는 게이머들의 취향이 다양해져야 한다는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다양한 게임의 세계는 게이머들 스스로 만들어가는 측면도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