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0일 런던에서는 세계 최초로 '인터넷만 가지고 100시간 동
안 살아남기(Naked In A Room With The Internet)' 실험이 열렸다. 아
마추어 네티즌 마틴 케네디(67·전직소방관), 로빈 카츠(여·46·소설가),
글린 토마스(45·책 편집전문가), 엠마 깁슨(여·30·연극배우 )등 4명이
신문광고를 보고 도전했다. 행사를 주최한 마이크로소프트사는 "전자
상거래가 어느 수준인지 알아보려고 행사를 기획했다"면서"나이, 성
별, 학력, 인터넷 실력이 다양한 사람들을 뽑았다"고 말했다.
10일 오전 10시30분 목욕가운 한벌만 두른채 호텔 독방에 따로따로
감금(?)된 도전자들은 100시간 뒤인 14일 오후 2시30분까지 전자상점
을 돌아다니며 음식, 속옷, 칫솔, 치약, 비누, 겉옷 등을 구하기에 나
섰다. '헤어진 동창 찾아 연락하기' '호주 이민절차 알아보기' '일자
리 구하기' 등 숙제도했다. 무기는 컴퓨터 1대와 크레딧카드 1장, 1인
당 쓸 수 있는 돈은 최고500파운드(100여만원). 인터넷과 인간의 관계
를 전공한 심리학자 헬렌 페트리 박사가 2시간마다 도전자들과 메일을
주고받으며 진행상황을 체크했다.
그러나 '24시간 신속 배달' 광고와는 달리 물건 배달이 늦어 고생
이 많았다. 옷가게 '막스 & 스펜서' 등은 이메일 주문 내용을 전화로
다시한번 확인하지 않으면 물건을 안팔았다.
최연장자 케네디는 실험 하루만에 티셔츠, 양말, 반바지를 배달받
았다. 그러나 실험이 끝날 때까지 끝내 신발은 못구해 양말 바람으로
나왔다. 인터넷을 처음 해본다는 카츠는 실험이 끝날 때까지 옷이 안
와서 꼬박 목욕가운 차림으로 지냈다. 카츠는 "웹사이트가 늦게 뜨는
동안 기다리느라 혼났다"고 말했다.
막내 깁슨은 이틀만에 티셔츠와 스커트를 구했지만, 실험이 시작되
기 전에 미리 주문해둔 물건이었다. 호주 이민을 계획중인 깁슨은 인
터넷에서 구인 광고를 찾아 면접 약속을 잡았고, 채팅 시간에 이메일
청혼을 3건이나 받았다. 실험 이틀째가 되도록 아무에게도 음식이 도
착하지 않자 주최측은 미리 주문해둔 비상식량을 배급해야 했다.
실험이 끝난 뒤 도전자들은 "화면을 오래 들여다봐서 눈이 아팠다"
"피곤하지만 재미있었다" "또 한번 도전하고 싶다" "인터넷상에서 좋
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컴퓨터를 창밖으로 던져버리고 싶은 순간
도 있었다"고 말했다. 페트리 교수는 "인터넷은 TV등 기존 매체에 비
해 쌍방향(interactive) 교감이 월등하다"면서 "도전자들은 '사람들과
차단됐다'는 느낌보다는, 인터넷 서핑-이메일-인터넷 채팅 등을 통해
'사람들과 연결됐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